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노리는 컴파운드양궁대표팀. 왼쪽부터 최보민(청주시청), 김윤희(하이트진로), 석지현(현대모비스), 윤소정(울산남구청·이상 여자대표팀), 양영호(중원대), 민리홍(현대제철), 김종호(중원대), 최용희(현대제철·이상 남자대표팀). 사진제공|대한양궁협회
윤소정 “AG서 컴파운드 이름 알리고 싶다”
세계를 주름잡던 한국쇼트트랙 1세대는 대부분 스피드스케이팅에서 빛을 보지 못해 전향한 선수들이었다. 펜싱에서 여자 사브르가 처음으로 생겼을 때도 플뢰레와 에뻬에서 우수 선수들의 빛에 가렸던 자원들이 종목을 바꿨다. 이제 여자 사브르는 국제무대에서도 성적을 낸다.
새로운 꿈을 꿀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것은 선수들에게 큰 동기부여가 된다. 2014인천아시안게임에서 한국양궁의 신화를 이어갈 컴파운드대표팀 역시 그렇다.
한국리커브양궁은 단연 세계 최강이다. “국내 대표선발전 통과는 올림픽 금메달만큼이나 어렵다”는 얘기도 나온다. 자연히 현실의 벽에 가로막힌 선수들이 생겨난다. 이들은 컴파운드양궁을 통해 현역의 희망을 이어갈 수 있었다.
컴파운드는 흔히 익숙한 리커브 활과는 달리 활의 양 끝에 도르래가 달렸다. 상대적으로 활을 쏘기가 수월하기 때문에 미국에선 생활스포츠로서도 각광을 받는다. 남자컴파운드대표팀 양창훈(현대모비스 감독) 코치는 “미국에선 양궁용품점에 가면 80%가 컴파운드 관련 상품이다. 컴파운드 인구만 100만명을 헤아린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설명했다. 미국양궁의 간판 브레디 앨리슨 역시 컴파운드로 활을 접한 뒤 리커브로 전향했다.
한국에선 컴파운드의 역사가 짧다. 대한양궁협회 서거원 전무이사는 “국내에선 2002년 전후 처음 도입됐다. 10년 경력인 남자컴파운드대표팀의 맏형 최용희(30·현대제철)가 사실상 1세대라고 보면 된다”고 밝혔다. 김종호(20·이상 중원대)는 컴파운드 활을 잡은 지 이제 3∼4년 남짓이다. 그러나 리커브에서 기본기를 탄탄히 다졌기에 컴파운드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다.
한때 설움을 겪었던 이들은 이제 오기의 화살을 쏜다. 여자컴파운드대표팀 윤소정(21·울산남구청)은 “국제대회에 나가면 컴파운드도 리커브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 인천아시안게임을 계기로 컴파운드를 많이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인천대회에서 처음으로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컴파운드양궁에는 남녀 개인·단체 총 4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대한양궁협회는 2개 이상의 금메달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