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 감독. 스포츠동아DB
17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 KIA전을 앞두고 김응룡 감독에게 취재진은 현장을 떠나는 소회를 물었다. 김 감독은 “그런 게 어디 있냐. 오늘 이기는 것만 생각한다. 오늘 경기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김 감독은 이날 애제자 선동열 KIA 감독과 30분 넘게 대화를 한 후 덕아웃에 나왔다. 선 감독 역시 이날 경기가 KIA와 3년 계약 마지막 게임이었다. 김 감독은 “잘리는 사람끼리 놀다 왔다”고 농담하며 “후회 없다. 키우고 싶은 선수 열심히 키웠다. 선수들에게도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다들 프로인데 오히려 내가 배울 점이 많다”고 말했다.
이날은 어쩌면 김 감독이 프로야구팀 유니폼을 입는 마지막 날. 우연의 일치인지 한국시리즈 9회 우승을 함께한 제2의 고향 광주가 그 무대였다. 김 감독은 “고향에서 마지막 경기를 한다. 유행가 가사라도 읊어야 하나. 고향에 왔는데 아는 이 없고, 반겨주는 이 없네~”라고 말하며 잠시 웃었다. 그리고 “오늘 승리가 진짜 중요하다”고 다시 힘주어 말했다.
그러나 노 감독의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화는 김태균이 1회 2점홈런(시즌 18호), 한상훈이 8회 1점홈런(시즌 1호)을 날리는 등 8회까지 4-4로 팽팽하게 맞섰지만 9회말 1사 만루에서 박정진의 끝내기 폭투로 김응룡 감독의 마지막 경기는 허망하게 패했다. 김 감독은 이날 경기까지 감독 통산 1567승1300패68무의 기록을 남겼다.
광주|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