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한화, 3회 이전 희생번트 최다…김성근 감독의 스몰볼

입력 2015-07-1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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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회 이전 번트를 보면 ‘팀 컬러’가 보인다

박정진·윤규진·권혁 불펜 신뢰…선취점 중시
경기 초반 흐름 주도 김성근 감독 성향 드러나
1승 절박 SK, 번트 늘고…타선 폭발 kt는 줄고


야구에서 초반 1점의 비중은 영원한 논쟁거리다. 심리적 기세를 중시하는 사람들은 ‘초반 1점은 1점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고 주장한다. 대체로 투수력을 강조하는 감독일수록 초반 1점에 무게중심을 둔다. 앞서나가야 투수 운영을 주도적으로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통계적 측면을 우선시한다면 ‘초반 1점을 내려고 번트를 대면 소탐대실’이라고 본다. 선 굵은 야구를 선호하는 감독일수록 그렇다. 스포츠통계전문회사 스포츠투아이에 의뢰해 2015년 KBO리그에서 3회 이전까지 각 팀의 희생번트 빈도를 살펴봤다. 감독들의 컬러가 묻어나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 한화, 3회 이전 희생번트 압도적 1위

한화는 36회를 성공했다. 2위 SK가 19회 성공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수치다. 강력한 벤치워크를 중시하는 한화 김성근 감독의 스타일이 묻어난다. 초반부터 선취점을 올려 흐름을 주도하고, 달아날 기회가 생기면 1점씩이라도 착실히 쌓겠다는 스타일이 선수단 전체에 고스란히 전달되는 것이다. 박정진, 윤규진, 권혁 등 한화 불펜이 두꺼운 것도 번트 횟수를 증가시키는 요인이다. 한화의 공격력이 나쁘지 않음에도 3회 이전 번트 비율은 줄지 않고 있다.


3회 이전 희생번트로 읽는 SK와 kt의 변화

투수력이 타력보다 나은 팀들이 3회 이전 번트에 아무래도 긍정적이다. 여기서 가장 ‘극적’인 팀이 SK인데, 최근 들어 3회 이전 번트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메이저리그식 야구를 지향하는 SK 김용희 감독의 스타일을 고려하면 의외다. SK가 1승이 절박한 상황으로 몰리자, 김 감독의 이기려는 의지가 3회 이전 번트로 투영된 것이다. SK의 득점권 타율이 취약한 현실도 3회 이전 번트를 증가시켰다. 반대로 시즌 초반에는 1점 내기도 힘겨웠던 kt는 ‘공격의 팀’으로 바뀌면서 이제 3회 이전 번트가 4위(17개)로 평균 수준이다.


3회 이전 희생번트를 멀리하는 팀들

NC는 12개에 불과하다. NC 김경문 감독은 번트를 아끼는 감독으로 유명한데, 최근에는 약간 빈도수가 올라갔다. 전략적 측면보다 팀 전체의 기강을 확립하려는 무형적 이유가 더 강해 보인다. 강타선을 보유한 데 비해 불펜이 헐거운 두산(12개)과 넥센(10개)에 3회 이전 번트는 비합리 행위일 것이다. 롯데는 3회 이전 희생번트가 8개로 가장 적다. 개성 강한 타고투저의 팀 컬러도 작용했겠지만, 전통적으로 롯데가 디테일에 약한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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