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켈레톤 윤성빈. 사진제공|올댓스포츠
강광배교수 만나 겁없는 신인에서 국가대표로
스켈레톤 입문 3년 7개월 만에 세계대회 제패
동양인 최초로 최정상 우뚝…“이젠 올림픽 金”
“태극마크를 달고 올림픽에서 뛰는 선수는 TV에서만 보는 건 줄 알았어요. 그 올림픽에 제가 갈지 누가 알았겠어요. 스켈레톤을 안 했다면요? 아마 등록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하는 대학생이지 않았을까요?”
지금으로부터 2년 전인 2014년 1월, 소치동계올림픽 준비에 한창이던 ‘스무 살’ 윤성빈은 이렇게 말했다. 그는 당시 스켈레톤에 입문한 지 2년밖에 되지 않았던 풋풋한(?) 국가대표였다. 그는 스스로 스켈레톤을 만나기 전까지 “일반인 신분”이라고 했고, 만약 국가대표가 되지 못했다면 “아르바이트로 학교(한체대) 등록금을 벌고 있을 학생”이라고도 했다. 올림픽 메달을 딴다면 “집 반찬이 달라질 것 같다”는 엉뚱한 답변으로 웃음을 안기던, 천진난만한 선수였다.
그의 말처럼 평범했던 윤성빈의 인생은 2012년 강광배 한체대 교수(당시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IBSF) 부회장)를 만나면서 180도로 바뀌었다. 그는 고교 선생님으로부터 그저 ‘운동 잘하는 학생’으로 추천 받아 나갔던 자리에서 강 교수를 만나 스켈레톤을 처음 접했다. 겁 없던 신인은 브레이크 장치도 없이 시속 130km의 스피드를 온몸으로 이겨내야 하는 종목에서 공포보다 재미를 느꼈고, 스켈레톤에 푹 빠져버렸다.
윤성빈은 무섭게 성장했다. 스켈레톤을 시작한 지 1년 6개월 만인 2013년 12월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 대륙간컵에서 한국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4년 2월 소치동계올림픽에선 1∼4차 레이스 합계 3분49초57로 전체 16위에 올랐다. 자신의 첫 올림픽에서 한국 썰매종목(봅슬레이·스켈레톤·루지) 사상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윤성빈의 무한질주는 계속됐다. 특히 올 시즌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2015년 3월 열린 IBSF 세계선수권대회에서 8위에 오른 것을 시작으로 2015∼2016시즌 IBSF 월드컵 3차 대회에서 동메달, 4차 대회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5차 대회 은메달, 6차 대회 동메달에 이어 5일(한국시간)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열린 7차 대회에선 1·2차 레이스 합계 2분18초26으로 ‘스켈레톤 최강자’ 마르틴스 두쿠르스(32·라트비아)를 0.07초로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썰매에 몸을 맡긴 지 3년 7개월 만에 동양인 최초로 최정상에 오른 것이다.
이제 윤성빈의 눈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향하고 있다. 앞으로 2년간 더 국제대회 경험을 쌓는다면 올림픽 금메달도 더 이상 꿈은 아니다. 그 기적을 쓰기 위해 윤성빈은 계속해서 썰매에 몸을 싣고 있다.
● 스켈레톤(skeleton)이란?
봅슬레이, 루지와 함께 슬라이딩 스포츠를 대표하는 종목으로 1명의 선수가 머리를 앞쪽으로 향하도록 썰매에 배를 대고 엎드려 1000∼1500m 트랙을 완주하는 경기. 최고 속도는 시속 130km에 달한다. 썰매 모양이 인체의 뼈대처럼 생겼다고 해서 스켈레톤이란 이름이 붙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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