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공 수비만 어렵나…고척돔, 새 변수는 주루

입력 2016-03-2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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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 스카이돔. 스포츠동아DB

뜬 공 시야방해…주자 타구판단 어려워

고척스카이돔을 놓고 홈팀 넥센을 비롯한 모든 팀은 외야 플라이 수비를 걱정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 류중일 감독은 또 다른 매우 중요한 부분을 보고 있었다. 20일 고척돔에서 넥센과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류 감독은 “세상에 박해민도 평범한 공을 다 놓치더라. 빨리 적응해야 할 것 같다”며 “그런데 문제는 또 있다. 주루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수비코치, 작전코치, 주루코치 등으로 사령탑이 되기 전 다양한 분야에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주루는 그의 장기 중 하나. 류 감독은 “고척돔에선 주자가 타구 판단이 굉장히 어렵다. 외야 수비 때도 그렇지만, 주자의 시선에서 공을 끝까지 놓치지 않고 보기가 더 어려운 것 같다. 짧은 순간 판단을 해야 하는데, 그 부분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고민이다”고 설명했다.

리그 최고의 중견수로 꼽히는 SK 김강민(34)과 삼성 박해민(26)도 고척동 시범경기에서 모두 한 차례씩 ‘만세’를 불렀다. 박해민은 “평범한 플라이를 놓친 것은 야구를 시작하고 처음이다”고 말했다. 그만큼 공과 색깔이 같은 흰색 천장, 복잡하게 설치된 철골 구조물이 시야를 가린다. 박해민은 이어 “대부분의 외야수들은 타구 소리를 듣고 스타트를 끊은 다음에 공을 바라보며 위치를 조정한다. 하지만 고척돔에선 당분간 공을 보면서 뛰어야겠다. 조금 늦어질 수 있지만 그게 안정적이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그는 20일 넥센전 3회말 중앙 펜스 앞에 날카롭게 떨어지는 어려운 타구 2개를 완벽한 수비로 걷어내기도 했다.

그러나 주자들은 여전히 난감하다. 마지막까지 견제에 대비하다 타구를 봐야 하기 때문에 대응이 늦을 수밖에 없다. 주루코치 역시 적응이 매우 어렵다. 고척돔에서 주자의 타구 판단은 승부처에서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넥센 역시 이 부분을 인지하고 대응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고척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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