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샌안토니오 스퍼스의 전성시대를 연 팀 던컨(왼쪽)과 그렉 포포비치 감독은 19년간 코트 안에선 선수와 감독, 코트 밖에선 친구로 정을 나눈 동반자다. 포포비치 감독에게는 은퇴한 던컨의 빈 자리가 너무 크다. 사진=ⓒGettyimages이매진스
포포비치 감독 인터뷰 도중 눈물 글썽
19년 동고동락 던컨 은퇴 아쉬움 가득
국내프로스포츠에선 감독과 선수 사이에 수직관계가 뚜렷하다. 이는 ‘사제관계’로 포장되기도 한다. 미국은 다르다. 수평관계에 가깝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은퇴)도 대학시절 은사인 고 딘 스미스 감독은 ‘스승’이라 불렀지만, 미국프로농구(NBA) 시카고 불스에서 황금기를 함께한 필 잭슨 감독은 ‘동반자’로 표현했다.
11일(한국시간) 은퇴를 선언한 NBA 스타 팀 던컨(40)과 샌안토니오의 그렉 포포비치(67) 감독은 동반자라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사이다. 1996년 샌안토니오 사령탑으로 부임한 포포비치 감독은 1997년 NBA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던컨을 지명했다. 둘은 이후 5번의 우승을 합작했고, 한해도 빠지지 않고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19년의 세월이 흘러 포포비치 감독은 리그 최고의 명장 반열에 올랐고, 던컨은 ‘전설’이 됐다.
포포비치 감독은 13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던컨의 은퇴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던컨이 없었으면 지금의 나도 없다. 아마 어딘가에서 농구를 가르치는 뚱뚱한 지도자로 살고 있을 것이다. 던컨은 샌안토니오 코칭스태프와 구단 직원들에게 삶의 터전을 마련해준 사람이지만, 절대 자신을 과시하지 않았다. 그는 늘 말없이 일찍 체육관에 나타났고, 누구에게든 친절하게 대했다”고 말했다.
19년간 감독과 선수로, 때로는 친구로 동고동락했던 던컨의 빈자리가 누구보다 크게 느껴져서일까. 평소 ‘상남자’로 통하는 포포비치 감독은 인터뷰 도중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그는 “던컨이 경기에 나서고, 훈련을 하고, 구단 버스에 타고, 케이크를 먹는 모습을 이제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힘들다. 만약 나에게 단 한 번의 저녁식사 시간이 주어진다면 던컨과 함께할 것이다. 그는 내가 만난 이들 중 가장 진실된 사람이다. 그런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마음을 빼앗겼다”며 던컨에 대한 진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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