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차우찬.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BO리그는 현재 극심한 타고투저 현상이다. 특히 2015시즌부터 적용되고 있는 팀 당 144경기는 선발투수의 가치를 급등시켰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다 감독 책임이지만 올 시즌 우리 팀은 외국인 선발진 붕괴가 너무나 아쉽다. 순위를 보면 외국인 투수가 뛰어난 활약을 한 팀이 모두 위에 있다. 경기수가 많아지면서 풀타임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지킬 수 있는 건강한 선발투수를 얼마나 많이 확보하느냐가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롯데 조원우 감독은 “감독으로 첫 시즌을 치르면서 선발 투수의 중요성을 실감했다”고 전했다. 리그 연봉 총액 1위 한화 김성근 감독도 “투수가 부족하다”는 말을 시즌 내내 강조하며 선발투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가 되는 차우찬은 리그 최고의 내구성을 자랑한다. 지방구단 A 감독은 사견임을 전제로 “꿈같은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만약 김광현(SK)과 차우찬 중 한 명을 영입할 수 있다고 하면 난 차우찬이다. 내년이면 이제 서른이다.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면서 매 경기 6이닝 이상 책임지며 100개 이상 공을 던질 수 있는 차우찬의 건강함이 144경기 시즌에 더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B감독은 “지난해 박석민이 NC에서 96억원을 받았다. 차우찬은 얼마를 줘야 하나?”라며 차우찬을 역대 FA 최대 규모 계약이던 박석민과 직접 비교하기도 했다.
차우찬은 올 시즌 23경기에 선발 등판 평균 6이닝을 투구했다. 한 경기 평균 투구수는 112.1개. 9이닝 평균 삼진은 7.12개에 비해 볼넷은 3.84개로 크게 낮다. 삼성은 시즌 내내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차우찬은 12승 6패로 선전했다. 가래톳 부상으로 스프링캠프와 시즌 중반 고생이 컸지만 예상보다 빨리 마운드로 돌아와 팀의 기둥 역할을 해냈다.
차우찬은 올 시즌 종료 후 해외리그 이적과 국내 잔류 양쪽 모두를 답안지에 놓고 고심 중이다. 삼성은 구단 내부적으로 “차우찬과 최형우 모두를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했다. 그러나 올 시즌 200이닝을 기록한 양현종(28·KIA)과 11승을 올린 김광현(28)이 바람대로 해외 진출에 성공할 경우 모처럼 등장한 30세 정상급 FA 선발투수 차우찬의 몸값은 더 급등할 수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