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점보스. 안산|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대한항공 가스파리니. 안산|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 대한항공 쾌속 비행의 엔진은?
대한항공은 외국인선수 트라이아웃에서 1순위 지명권을 잡는 행운을 누렸다. ‘최대어’ 명성에 걸맞게 가스파리니는 개막 이후 3경기에서 평균 18.3점(총 55점)을 기복 없이 올려주고 있다. 5세트까지 간 23일 OK저축은행전에서도 56.76%의 공격성공률로 24점(2블로킹·1서브득점 포함)을 올렸다. 그러나 가스파리니의 공격점유율은 38.54%로 억제됐다. 세터 한선수가 레프트 김학민(19득점, 점유율 23.96%)과 곽승석(12득점, 점유율 20.83%)에게 공격을 분산시킨 덕분이다. 센터와 사이드 공격을 막기 위해 OK저축은행 블로킹이 빠지자 레프트의 시간차 공격의 위력이 극대화됐다. 김학민은 65.22%, 곽승석은 55%의 성공률이 나왔다. 대한항공 박기원 감독은 직전 시즌 거의 벤치에 앉아있던 곽승석을 개막전부터 중용하고 있는데, 이것이 적중하고 있다. 선수층이 두꺼운 대한항공은 곽승석, 김학민이 지치거나 컨디션이 떨어지면 정지석, 신영수 등을 투입할 수 있다. 팀 블로킹 점수(12점)가 늘어나고 범실이 줄어드는 것도 팀의 고질인 조직력 문제를 해소하는 과정으로 비쳐질 수 있어 고무적이다. 대한항공은 승점 8점(3승 무패)으로 우리카드(승점 6점, 2승 무패)와 현대캐피탈(승점 5점, 2승 무패)에 앞선 단독 1위로 치고 나갔다.
전 OK저축은행 시몬. 스포츠동아DB
● OK저축은행, 시몬 없이도 해답을 찾을까?
반면 2시즌 연속 챔피언 OK저축은행은 3전3패, 꼴찌다. 대한항공전에서 3~4세트를 따내며 가까스로 승점 1을 챙겼으나 시즌 첫 승이 멀다. 센터와 라이트를 겸한 시몬이 빠져나가며 공격력과 높이가 동시에 반감됐다. 주 공격수 송명근과 세터 이민규마저 부상 탓에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송희채의 라이트 전환도 아직 정착되지 않고 있다. 대체외국인선수 마르코까지 범실이 많아 팀 전체가 어수선하다. 그렇다고 센터진이 강한 것도 아니다. OK저축은행 김세진 감독도 재간이 없다. 블로킹싸움의 완패에 범실마저 더 많았으니 도저히 이길 수 없다. OK저축은행은 27일 구미 원정에서 역시 승리가 없는 KB손해보험(2패, 승점 1점)과 만난다. 이 경기마저 내주면 장기 연패가 현실화될 수 있다. 시작부터 위기이고 고비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