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미 “긍정의 힘으로 3년 연속 상금왕 도전”

입력 2017-01-16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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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으로 전지훈련을 떠나는 이보미가 15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배웅 나온 가족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짧은 작별인사를 했다. 이보미는 2017년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3년 연속 상금왕을 목표로 더 많은 땀을 흘리고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사진제공 | 프로골퍼 이보미

■ 5주간 전훈 위해 美 팜스프링행

변화보단 감각 회복과 체력훈련에 중점
올 시즌엔 체력관리 위해 JLPGA 전념
3월2일 다이킨오키드 대회 시즌 첫 출전

“이제 다시 시작이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2년 연속 상금왕을 달성하고 돌아온 이보미(29)가 새로운 목표를 향해 첫 발을 내딛었다.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전지훈련캠프가 마련된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으로 날아갔다. 5주 동안의 전지훈련에 임하는 이보미는 “새로운 마음으로 더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했다.

이보미. 사진제공|르꼬끄



● 가족과 함께 한 꿀맛같은 휴가

전지훈련을 떠나기 이틀 전,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이보미와 마주했다. 표정이 밝았다. 작년 12월 초 시즌을 끝내고도 시상식이며 각종 행사에 참석하느라 제대로 쉬지 못했던 이보미는 이후 약 2주 동안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시즌이 끝나자마자 가족과 일본 도쿄 여행을 하며 기분을 전환했고, 8일부터는 3박4일 동안 괌 여행을 다녀오면서 마지막 휴가를 즐겼다. 지금까지는 여유가 없어 시즌이 끝난 뒤에도 마음 편히 쉰 적이 없다. 쉬면서도 다음 시즌에 대한 걱정이 앞섰고, 골프에 대한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이번만큼은 그러고 싶지 않았다. 그동안 가족들과 제대로 된 휴가를 보내지 못했기에 함께 하며 추억을 만들고 싶었다.

이보미는 “쉬는 동안 잠시 골프를 잊었다. 어제 괌에서 돌아왔는데 모처럼 즐거운 휴가였다. 네 자매 중 세 자매가 함께 여행을 다녀왔는데, 아마 사진을 2000장도 넘게 찍은 것 같다”며 자랑했다. 모처럼의 달콤한 휴가 덕분인지 이보미의 표정은 시즌이 막 끝났을 때보다 훨씬 밝았다.

즐거웠던 시간은 모두 지나갔다. 꿀맛 같은 휴식은 13일로 끝이 났다. 이틀 뒤면 미국 전지훈련길에 올라 다시 프로골퍼 이보미로 돌아가야 한다.

사실 이보미의 새 시즌 준비는 새해 첫날 시작됐다. 늘 그랬듯이 지난해에도 12월31일 성당을 찾아 미사를 드리며 새해를 맞았다. 한 해를 보내고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의 준비를 했다.

이보미. 사진제공|르꼬끄



● JLPGA 3년 연속 상금왕 꿈 안고 장도 올라

전지훈련 얘기를 꺼내자 이보미의 표정이 살짝 어두워졌다. 지난 시즌 JLPGA 투어 2년 연속 상금왕이라는 목표를 향해 뛰었던 그는 쉽지 않은 경쟁을 펼쳤다. 특히 2016년에는 시즌 막판에 동갑내기 신지애(29)의 도전이 거셌다. 다행히 이보미는 난관을 혼자의 힘으로 모두 헤치면서 목표를 이뤄냈다. 결과만 놓고 보면 당연한 일처럼 보였다. 그러나 과정은 여간 힘들지 않았다. 이보미는 “정말 쉽지 않았다. 돌아보면 무엇 하나 쉬운 일이 없었다”며 짧은 한숨을 몰아쉬었다.

올해는 더 힘든 목표가 기다리고 있다. JLPGA 투어 3년 연속 상금왕이라는 더 높은 곳을 향해 뛰어야 한다. JLPGA 투어에서 3년 연속 상금왕을 이룬 선수는 많지 않다. 가장 최근은 2000년부터 2005년까지 6년 연속 상금왕에 오른 후도 유리뿐이다.

이보미는 “앞으로 다가올 새 시즌을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 올해는 또 얼마나 힘든 과정을 이겨내야 할지 부담이다”며 잠시 표정이 어두워졌다. 그러나 이보미에겐 긍정이라는 무기와 자신을 향한 믿음이라는 보이지 않는 힘이 있다. 2015년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JLPGA 투어 한 시즌 상금 2억엔 돌파와 일본프로골프투어 한 시즌 역대 최다 상금(2억2049만7057엔)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고, 2016년에는 2년 연속 상금왕의 꿈을 이뤄냈다. 이보미는 “더 열심히 하겠다”는 말로 각오를 대신했다.

이보미. 사진제공|르꼬끄



● 큰 변화보다는 알찬 준비 계획

1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 전지훈련캠프에 도착하면 이보미의 새 시즌 출발은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현장에는 벌써 이보미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다. 스승 조범수 코치는 이미 훈련캠프에서 이보미를 맞을 준비를 끝냈고, 일본인 트레이너 와타나베 아루야 씨는 하루 전 일본에서 미국으로 출발했다.

5주 동안 진행될 전지훈련은 짧지만 알차다. 큰 변화보다는 현상유지와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보미는 “스윙 등 특별하게 변화를 줄 부분은 많이 없다. 무뎌진 감각을 회복하는 데 중점을 둘 예정이다. 대신 체력훈련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할 것 같다. 그리고 작년과 마찬가지로 유연성 등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훈련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훈련 기간 중엔 인근 지역에서 열리는 PGA 투어에 갤러리로 가볼 계획도 갖고 있다. 이보미는 제이슨 데이와 타이거 우즈의 팬이다. 이보미는 “두 선수의 경기 모습을 꼭 한번 보고 싶다”고 했다.

2017시즌 일정은 90% 확정됐다. 올해는 LPGA 투어 활동을 줄이고 JLPGA 투어에 더 집중하면서 3년 연속 상금왕에 전념할 계획이다. 시즌 첫 대회는 3월2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리는 다이킨오키드 레이디스 토너먼트로 결정했다. LPGA 투어는 4월 열리는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ANA인스퍼레이션과 또 다른 메이저대회 1개 정도에만 출전할 예정이다.

“작년엔 올림픽 경쟁을 위해 몇 차례 LPGA 투어에 출전했다. 그러다보니 체력적으로 힘들 때가 있었다. 올해는 LPGA 투어 출전을 최소화하고 JLPGA 투어에 전념할 생각이다. 일정상 일본과 미국의 큰 대회가 겹쳐 있기도 해 물리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대신 기회가 되면 국내대회에 1∼2차례 출전할 생각을 갖고 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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