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불펜진의 높이로 본 7·8월 레이스의 관전 포인트

입력 2020-07-21 05: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NC 구창모. 스포츠동아DB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영향이겠지만, 2020시즌 KBO리그에선 유례없는 일들이 많이 벌어졌다. 5월 5윌 개막과 사라진 7월의 올스타전, 더블헤더와 월요일 경기, 서스펜디드 게임에 이어 11월의 포스트시즌도 기다리고 있다. 개막 지연에 따라 트레이드 마감시한도 8월 15일로 늦춰졌다. 종전까지는 7월 31일이었다.

이례적인 것은 또 있다. 승률 인플레이션이다. 한화 이글스와 SK 와이번스가 개막 직후부터 추락하면서 사실상 8개 팀이 가을야구 진출을 다투고 있다. 이 바람에 삼성 라이온즈는 20일 현재 34승31패, 승률 0.523의 호성적에도 불구하고 6위다. 자칫 승률 5할을 찍고도 가을잔치 들러리에 그치는 복수의 팀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누가 뭐래도 야구는 투수의 게임이다. 올 시즌은 빡빡한 일정 탓에 투수의 가치가 더욱 올라갔다. 변형된 일정에선 투수진 붕괴가 가장 두렵다. 그래서 모든 팀이 최대한 많은 투수들을 확보하려고 노력하지만, KBO리그 투수 인력의 양과 질은 수요에 미치지 못한다. 결국 어느 팀이 더 완벽한 투수진을 갖추느냐가 시즌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다.

20일까지 10개 구단의 마운드를 선발과 불펜으로 나눠 순위를 매겼더니 각 팀의 장단점이 쉽게 드러났다. 투수진 전체의 평균자책점(ERA)으로 본다면 KIA 타이거즈(4.35)가 가장 탄탄하고, 그 뒤를 삼성(4.42)~NC 다이노스(4.44)~LG 트윈스(4.60)가 뒤쫓고 있다. 9위 KT 위즈(5.34)는 최하위 한화(5.50)와 함께 5점대의 ERA를 기록 중이다. 남은 한 달간 마운드를 어떻게든 보강하지 않으면 가을야구가 어려울 수도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리그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NC는 선발진 ERA에서 유일하게 3점대(3.42)를 찍고 있다. 올 시즌 ‘언터처블급’ 투수로 성장한 구창모 덕분이다. 외국인투수 마이크 라이트-드류 루친스키도 확실하게 이닝을 책임지고 있다. 하지만 NC의 불펜 ERA는 6.15로 최하위다. 정규시즌은 선발진의 힘으로 꾸려가더라도 포스트시즌은 불펜이 허약해선 곤란하다. 가을야구에선 선발투수가 정규시즌 때보다 훨씬 적은 이닝을 소화하기 때문에 불펜 구성과 운용이 중요하다.

사상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노리는 NC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2개다. 첫째 어떻게든 페넌트레이스를 1위로 마친 뒤 충분한 휴식을 통해 선발 3총사의 힘을 비축하는 것이다. 불펜의 하중을 줄이기 위해 선발투수 2명을 묶어 던지게 하는 전략을 구상할 수 있다. 둘째 가을야구 진출이 어려운 팀에서 불펜투수를 영입하는 것이다. 계속 소문도 돌고 있다. 어떤 결말이 나올지 궁금하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