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따라가 놓고 자책한 중견수·끝까지 기다린 투수…신뢰, KT 선두 비결

입력 2021-07-02 07: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KT 위즈와의 경기가 열렸다. 2회말 수비를 마친 뒤 KT 배제성이 기뻐하고 있다. 잠실|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리그 최고의 수비범위를 자랑하는 중견수가 처음부터 전력질주로 타구를 쫓았다. 마지막 순간 몸을 날렸지만 타구는 내야와 외야 사이 애매한 곳으로 향했다. 충분히 잘한 플레이였음에도 땅을 치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투수는 그 이닝을 깔끔히 마무리한 뒤 덕아웃 앞에서 끝까지 그를 기다렸다. KT 위즈가 선두를 질주하는 비결, 선수들끼리의 끈끈한 신뢰다.

KT는 1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 6-1로 이겨 6연승을 질주, 선두를 유지했다. 선발투수 배제성은 6이닝 4안타 2볼넷 6삼진 1실점 역투로 시즌 6승(4패)째를 기록했다. 포심 패스트볼 최고구속은 150㎞를 찍었으며 슬라이더(26개)와 체인지업(8개)도 요소마다 상대 타자들의 배트를 이끌어냈다. 타선에서는 4번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출장한 배정대가 4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해결사 역할을 해냈다.

타선과 마운드를 이끈 배 씨 형제. 이들의 케미스트리를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 있었다. KT가 6-0으로 앞선 4회말 2사 3루, 이상호가 LG 이적 후 첫 타석에 들어섰다. 이상호는 배제성의 슬라이더 3개를 연거푸 파울로 커트해낸 뒤 4구째(135㎞)를 받아쳤다. 타구는 다소 전진수비 중이던 중견수 배정대보다도 한참 앞쪽으로 향했다. 내야와 외야 사이 바가지 안타성 타구. 그럼에도 배정대는 끝까지 쫓아 몸을 날렸다. 아쉬운 포구 미스. 우익수 김건형의 빠른 커버로 단타로 막았다. 그 사이 3루주자 채은성이 홈을 밟으며 스코어 6-1. 이 순간 배정대는 주먹으로 땅을 내리치며 아쉬움을 표했다. 매 순간 몸을 아끼지 않는 배정대 특유의 표현이었다.

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 KT 위즈와의 경기가 열렸다. 2회초 2사 만루 KT 배정대가 2타점 중전 적시타를 쳐낸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잠실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투수가 자책하는 야수들을 달랠 방법은 깔끔한 이닝 정리였다. 배제성은 후속 유강남을 땅볼로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환하게 웃으며 덕아웃으로 향하던 배제성은 잔디 끝에서 한참을 선 채로 기다렸다. 배정대가 돌아오자 툭 치며 그를 격려했다.

경기 후 배정대는 “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정말 아쉬웠다. 그 마음이 표출된 것 같다. (배)제성이에게 잡을 수 있었는데 못 잡아서 미안하다고 했다. 제성이가 ‘그동안 잡아준 게 많은데 왜 그러나. 괜찮다’라고 해줬다”고 밝혔다. 배제성 역시 “(배)정대 형이 잘 쫓아가줬다. 그동안 잡아준 타구가 얼마나 많나. 고마움을 표현하기 위해 덕아웃 앞에서 기다렸다”고 설명했다.

좋은 선수들만 모여 있다고 해서 강팀이 되는 것은 아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 선수들 간의 호흡과 신뢰는 전력 이상의 효과를 만든다. KT가 선두를 지키는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잠실|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