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적인 신구조화…한국전력 첫 정상 향해 달린다! [V리그 개막 특집]

입력 2022-09-3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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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남자부 한국전력은 지난 시즌 ‘봄배구’에 진출했다. 5년만이었다. 정규리그 4위로 준플레이오프(준PO)에 턱걸이한 뒤 3위 우리카드를 꺾었다. 만년 하위권의 이미지를 벗어난 한국전력은 새 시즌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변화의 출발은 사령탑 교체다. 권영민 감독(42)이 새로운 도전의 지휘봉을 쥐었다. 현대캐피탈, KB손해보험, 한국전력에서 세터로 활약한 뒤 2018년부터 한국전력 코치로 지도자생활을 시작한 그는 신구조화를 통해 정상 정복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권 감독은 8월 펼쳐진 KOVO컵을 통해 공식 데뷔전을 치렀다. 결승에서 대한항공에 패했지만 끈질긴 승부를 펼치며 호평을 받았다. 초보 사령탑답지 않은 노련함을 보인 권 감독은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신구조화와 밝은 팀 분위기는 한국전력의 힘

최근 한국전력체육관(경기 의왕)에서 만난 권 감독은 ‘팀 분위기’를 최고 강점으로 꼽았다. 박철우(37), 신영석(36), 서재덕(33) 등 베테랑과 박찬웅(25), 임성진(23), 장지원(21) 등 젊은 선수들이 환상적 조화를 이룬다. 선배들이 솔선수범하면 후배들은 스스럼없이 뒤를 따르는 게 한국전력의 힘이다. 권 감독은 “나이가 많다고 선배가 아니라 모범을 보여야 하는데, 우리 팀이 딱 그렇다”고 자랑했다. 스스로 하는 문화도 긍정적이다. 권 감독은 “선수들이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훈련시간 이외에 자청해서 땀을 흘리고 있다”며 선수들을 치켜세웠다.


●좌우균형 맞춘 공격력

권 감독은 지난 시즌 왼쪽 공격의 낮은 점유율을 가장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오른쪽 외국인 공격수에게 너무 많이 의존하다 보니 불균형이 생겼다. 그래서 새 시즌 외국인선수로는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타이스 덜 호스트(31·네덜란드)를 선택했다. 2016~2017시즌 삼성화재에 입단해 3시즌 동안 주포로 활약했고, 첫 시즌과 2018~2019시즌 전체 득점 1위에 올랐던 거포다. 리시브와 서브가 조금 부족하지만, 파괴력만큼은 인정받는다. V리그를 떠나 이탈리아 무대에서 경험을 쌓은 것도 긍정적 요소다. 권 감독은 “타이스는 확실한 해결사다. 이제야 우리 팀은 좌우균형을 맞추게 됐다”며 흡족해했다. 아울러 국내선수들과 단합을 강조했다. 17명의 국내선수가 1명의 외국인선수에게 맞추기보다는 그 반대가 되어야 한다는 점을 늘 강조한다.



●베테랑 박철우-신영석-서재덕의 힘

왼쪽 공격은 타이스와 함께 서재덕이 책임진다. 서재덕은 포지션을 가리지 않는 전천후 공격수다. 언제든 오른쪽에서도 뛸 수 있다.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 시즌 복귀한 뒤 득점 9위에 오르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자유계약선수(FA)로 재계약하면서 새 시즌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오른쪽 공격은 박철우가 주전이다. 프로 원년인 2005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꾸준히 기량을 유지한 베테랑에 대해 권 감독은 “나이가 아니라 실력이 잣대”라며 굳건한 믿음을 보였다. 아울러 “박철우는 경기를 뛰든 안 뛰든 팀을 위하는 마음이 남다르다”고 칭찬한다.

신영석이 미들블로커(센터) 한 자리를 차지하고, 조근호(32)와 박찬웅이 번갈아 투입된다. 지난 시즌 팀 블로킹 1위를 차지할 만큼 높이의 경쟁력은 으뜸이다.

경기를 조율하는 세터는 하승우(27)가 주전으로 나서고, 김광국(35)이 뒤를 받친다. 특히 하승우에 대한 기대가 크다. 스피드가 있고, 속공을 잘한다, 세터 보강으로 공격력은 더 좋아졌다. 하승우와 김광국이 선의의 경쟁을 펼치며 긍정적 방향으로 흘러가는 게 권 감독의 바람이다. 리베로는 장지원(21)과 이지석(24)이 책임진다. 권 감독은 “감히 말하지만 이 정도 멤버면 충분히 우승권에 든다”고 자신했다.



●올 시즌 주목해야 할 임성진

프로 3년차 아웃사이드 히터 임성진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지난 시즌 두각을 드러내며 가능성을 인정받은 데 이어 국가대표팀에도 선발되면서 주목을 받았다. 임성진은 “대표팀에서 경험을 쌓았고,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권 감독은 “외모만이 아니라 실력도 갖췄다. 스타성이 충분하다”며 엄지를 내밀었다. 이어 “기본기가 탄탄하고 특히 리시브가 좋다. 수비 면에서 팀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공격도 이번 시즌에는 충분히 잘할 것”이라며 강한 신뢰를 보냈다. 기회를 줄 때 잡는 것은 선수의 몫이다. 임성진은 “감독님은 늘 한결 같은 분이다. 포기하는 것을 싫어하고, 투지를 보이는 선수를 좋아한다. 원하시는 대로 열심히 하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천적 지우기…절호의 우승 기회

한국전력의 천적은 우리카드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6전패를 당했다. 준PO에서 이기긴 했지만 여전히 두려운 상대다. 공교롭게도 최근 2대2 트레이드의 대상이 우리카드였다. 세터 하승우와 리베로 장지원이 우리카드 출신인데, 맞붙을 때마다 재미있는 이야깃거리가 나올 전망이다. 권 감독은 새 시즌이 절호의 우승 기회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승 경험이 있는 신영석과 박철우가 욕심이 있다. 나도 마찬가지다. 우린 궁합이 잘 맞는다”며 “목표는 항상 크게 잡는다. 무조건 우승이다“며 승부욕을 불태웠다.


의왕 |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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