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위로 떠오르는 K리그 병역 비리 의혹, 태풍으로 번질까?

입력 2023-01-0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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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3경력…K리그서 200경기 뛰어
새 팀 합류 앞두고 조사…계약 보류
프로연맹, 전 구단에 전수조사 요청
프로축구의 병역비리 의혹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프로배구 OK금융그룹 조재성의 병역 면탈 시도가 발단이 된 스포츠계 병역비리 파문이 점점 커지고 있다. 프로축구계에서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29일 K리그1(1부)에서 활약 중인 선수 A가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올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전 구단에 전수조사를 요청했고, 이달 첫째 주까지 결과를 취합할 예정이다. 연맹 관계자는 “추후 검찰 수사 결과 및 판결에 따라 상벌위원회를 통해 징계할 예정이고, 그 전까지는 해당 선수에게 임시 활동정지를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된 A는 23세 이하(U-23) 대표팀 경력이 있고, K리그에서 200경기 가까이 뛴 주전급 선수다. 2022시즌까지 소속됐던 구단과 계약이 만료돼 새 둥지를 찾은 상태다. 일찌감치 새 팀에 합류해 2023시즌을 준비하려 했지만, 병역비리 혐의로 조사를 받은 것 때문에 계약 체결이 보류된 상태다. 곧 시작될 동계훈련에도 불참한다. 해당 구단은 최대한 신중하게 검찰 수사의 윤곽이 드러나길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축구계 관계자에 따르면, A는 지난달 말 변호인을 대동해 이미 검찰 조사를 받았다. 병역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2021년 말 김천 상무에 지원한 그는 서류전형에는 합격했지만, 최종 탈락했다. 지원 가능 연령(만 27세)도 넘어 다음 기회를 노릴 수도 없었다. 꼼짝없이 현역병으로 입대해야 할 상황에서 조재성의 병역 면탈 시도를 도운 군 출신 행정사인 브로커 B를 거쳐 병역면제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초 뇌전증 증상을 호소하며 119를 불러 기록을 남긴 뒤 병역판정검사 재검에서 병역면제(5급) 판정을 받은 혐의다.

다만 A는 허위로 뇌전증 진단을 받은 조재성 등 다른 병역 면탈 시도와는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병이 있었고, 병역과 관련해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자 주위에서 B를 소개받았다는 것이다. A는 조사에서도 이 점을 설명했고, 검찰 측에서도 수용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A뿐 아니라 다른 선수도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오른 상태다. 프로축구선수 100여명이 ‘어깨 탈구’로 수술을 받아 병역을 회피했다가 적발된 2008년처럼 사태가 점점 커질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승우 기자 raul164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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