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유정(왼쪽), 서승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채유정(왼쪽), 서승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한국배드민턴의 최고 혼합복식 조합인 세계랭킹 14위 서승재(26·국군체육부대)-채유정(28·인천국제공항)이 새해 첫 우승에 실패했다. 태국마스터즈 준결승에서 벌어진 ‘기분 좋은 집안싸움’에서 이기고도 결승에서 복병에 덜미를 잡혀 아쉬움을 남겼다.

서승재-채유정은 5일 태국 방콕 니미부트르국립경기장에서 벌어진 대회 마지막 날 펭얀제-황동핑(이상 중국·24위)과 결승에서 세트스코어 1-2(21-18 15-21 12-21)로 역전패했다. 1세트 승리로 기선을 제압하고도 운명의 3세트 초반부터 무너진 탓이다.

2018년 5월 결성 이후 1년 만에 세계랭킹 10위권에 진입하고, 2명 모두 왼손잡이라는 점을 앞세워 오랜 기간 주요 국제대회에서 성과를 거뒀다. 이번 대회에서도 전날 준결승에서 김원호(24·삼성생명)-정나은(23·화순군청·18위)과 집안싸움에서 승리해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으나, 흐름을 잇지 못했다.

이날 출발은 좋았다. 서승재-채유정은 1세트 내내 상대에게 틈을 보이지 않았다. 8-8로 맞선 상황에서 연속 3득점으로 치고 나갔고, 14-15로 뒤진 중반부에도 18-18로 동점을 만든 뒤 잇달아 3점을 뽑아 세트를 따냈다. 지난해 호주오픈에서 2-0 완승을 거둔 펭얀제-황동핑을 맞아 이날도 손쉽게 승리를 따내는 듯했다.

그러나 2세트부터 분위기가 급변했다. 5-5로 맞선 초반 4점을 연속으로 빼앗긴 뒤 단 한 번도 리드를 잡지 못했다. 10-13으로 뒤진 상황에서 연속 4실점으로 전의를 상실했다.

먹구름이 낀 분위기는 마지막 세트에도 이어졌다. 2-4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연속 6실점으로 기세가 크게 꺾였다. 4-14에서 10-15로 점수차를 좁히며 따라갔지만, 끝내 승리를 거머쥐지 못했다.

이번 대회를 마지막으로 배드민턴대표팀은 귀국길에 오른다. 17일 열릴 한국실업배드민턴리그에 출전한 뒤 4월 말부터는 2024파리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투어대회에 전력을 쏟을 예정이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