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여오현. 스포츠동아DB

현대캐피탈 여오현. 스포츠동아DB


한국배구의 ‘살아있는 전설’ 여오현 현대캐피탈 플레잉코치(45)가 전인미답의 600경기 출장 대기록을 작성했다.

여오현은 21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우리카드와 홈경기에 선발출장해 개인통산 600경기 출장 기록을 달성했다. 구단은 2세트가 끝난 뒤 600경기 출장 기념행사를 마련해 여오현과 가족, 현대캐피탈 팬, 그리고 이날 상대팀인 우리카드 선수들까지도 함께 축하할 수 있게 했다. 팬들은 관중석 한 편에 ‘매일이 배구 역사가 되는 여오현 신화’라고 적힌 현수막을 걸어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이날 양 팀 감독들도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배구계의 걸어다니는 역사로 볼 수 있겠다. 그만큼 피땀 흘리고 뼈를 깎는 노력을 했다. 내가 봤다. 그 노력들이 지금의 기록을 만든 것 같다. 항상 모범적이고 귀감이 되는 선수다. 앞으로도 그런 모습을 더 보여주면 좋겠다. 정말 대단하다. 축하한다”고 전했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여)오현이와는 삼성화재 시절 함께했는데, 내게 혼도 많이 났다(웃음). 기량이 좋고, 관리를 잘 하니 (600경기 출장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승부근성과 기술도 좋다. 축하한다”고 말했다.

1년에 30경기씩 뛴다고 해도 꼬박 20년이 걸리는 대기록이다. 대전중앙중~대전중앙고~홍익대를 졸업한 여오현은 2000년 삼성화재에 입단한 뒤 2005년 V리그 출범 이후 지금까지 24년간 코트 위를 누비고 있다. 프로에서만 어느덧 19시즌째다. 2012~2013시즌까지 9시즌간 삼성화재에서 뛴 그는 2013~2014시즌부터 현대캐피탈 선수로 10시즌째 뛰고 있다.

21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도드람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 우리카드 경기에서 V리그 최초 정규리그 600경기 출전을 기록한 현대캐피탈 여오현 플레잉코치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천안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21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도드람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 우리카드 경기에서 V리그 최초 정규리그 600경기 출전을 기록한 현대캐피탈 여오현 플레잉코치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천안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긴 시간 꾸준히 활약했으니 기록도 자연히 따라왔다. 역대 최고의 리베로로 꼽히는 여오현은 삼성화재에서 5차례(2006~2007·2007~2008·2009~2010·2011~2012·2012~2013시즌), 현대캐피탈과는 2차례(2015~2016·2017~2018시즌) 정규리그 1위를 함께했다. 2009~2010시즌에는 수비 5000개, 2015~2016시즌에는 수비 10000개로 역대 1호 기록을 늘려나갔다. 전광인은 “웬만한 선수는 생각도 하지 못할 기록”이라고 표현했다.

지금껏 쌓아온 수상 기록도 화려하다. 여오현의 한국배구 최고의 리베로임을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리그 출범 첫 해인 2005시즌 리베로상을 시작으로 3차례(2005~2006·2006~2007·2009~2010시즌) 수비상을 휩쓸었고, 올스타 최우수선수(MVP·2013~2014시즌)와 2차례(2014~2015·2015~2016시즌) 베스트7에도 이름을 올렸다.

여오현은 “감사하다. 내가 앞으로 얼마나 코트 위에 더 있을지 모르겠지만, 있는 동안에는 열정적인 여오현으로 남겠다”고 다짐했다.

천안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