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관 무게’ 견뎌야 할 울산, ‘허전함’ 이겨야 할 전북…‘40주년’ K리그가 온다

스포츠동아DB

출범 40주년을 맞은 K리그가 디펜딩 챔피언 울산 현대와 FA컵 우승팀 전북 현대의 빅뱅을 시작으로 긴 레이스에 돌입한다.

울산과 전북은 25일 오후 2시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릴 ‘하나원큐 K리그1 2023’ 공식 개막전에서 충돌한다. 긴 설명이 필요 없는 승부다. 만날 때마다 치열하게 싸운 ‘가문의 라이벌’이 최고의 시즌 출발을 위해 90분 전투에 임한다.

평소와는 사뭇 다른 공기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년 연속 리그 정상에 오른 전북은 6연패와 함께 통산 10번째 타이틀을 꿈꿨던 지난 시즌 준우승에 그쳤다. 2019년부터 3시즌 연속 2위에 머물렀던 울산이 2005년 이후 17년 만에 통산 3번째 대관식을 치르면서 지형도가 바뀌었다.

이제 울산은 ‘왕관의 무게’를 견뎌야 하고, 전북은 익숙하지 않은 ‘허전함’을 극복해야 한다. 20일 열린 K리그1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감독들로부터도 ‘공공의 적’으로 지목된 울산은 한층 강한 견제를 이겨내야 한다. 전북은 개막전에서 우승팀 선수들이 입장할 때 상대가 도열해 박수를 쳐주는 ‘가드 오브 아너’ 행사에 나서야 한다. 정반대 입장이 됐다.

이렇듯 K리그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자리매김한 ‘현대가 더비’가 새 시즌의 출발을 알리는 공식 개막전으로 잡힌 것은 리그 챔피언과 FA컵 우승팀을 1라운드 매치업에 배정하는 관례에 따라서다. 지난해 전북은 리그 준우승에 그쳤으나 FA컵 준결승에서 울산을 꺾은 뒤 FC서울을 따돌리며 ‘무관 시즌’을 피했다.

안 그래도 잔뜩 껄끄럽던 두 팀의 관계에 새로운 스토리가 추가됐다. 지난해 울산 우승의 주역이었던 미드필더 아마노 준(일본)이 이번 겨울 전북 유니폼으로 갈아입으면서 주목도가 한층 높아졌다. 과거에도 양 팀간의 선수 거래는 꾸준히 있었으나, 우승 경쟁을 벌인 최근에는 사실상 없었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동계훈련을 시작하면서 “(아마노는) 내가 알고 만난 최악의 일본인”이라며 날선 감정을 숨기지 않았고, 아마노는 ‘절차상 문제없는 이적’이라고 맞받았다. 여기에 울산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펼친 뒤 독일 분데스리가로 향했던 ‘특급 윙어’ 이동준까지 울산 복귀가 아닌 전북 이적을 택해 두 팀 사이 감정의 골은 한층 깊어졌다.

당연히 모두 승리를 벼른다. 초지일관 트레블(3관왕) 의지를 밝힌 ‘도전자’ 김상식 전북 감독은 “지난해 놓친 타이틀을 찾아와야 한다. 올 시즌은 훨씬 좋은 경기를 할 것이고, 첫 경기부터 이길 수 있다”고 다짐했고, 홍 감독은 “또 한번의 도전이다. 아직 우리는 지킬 입장이 아니다”며 부담 없는 승부를 강조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