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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를 분석하고도 허를 찔린 흥국생명이 한층 중요해진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4차전에서 다시 깨어날지 관심이 집중된다.
흥국생명은 2일 한국도로공사와 챔프 3차전에서 세트스코어 1-3으로 졌다. 여전히 2승1패로 앞서지만, 몹시도 쫓기는 처지인 것은 분명하다. 역대 16번의 여자부 챔프전에서 한 팀이 1·2차전을 모두 잡은 사례는 총 5번 있었는데, 이 중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이처럼 역사는 여전히 흥국생명이 유리하다고 가리키지만, 흥국생명은 2005~2006시즌 챔프전에서 1승2패로 열세였다가 4·5차전에서 당시 맞붙었던 도로공사를 잇달아 꺾고 우승한 적이 있다. 바꿔 말하면 우승은 결코 쉽지가 않다.
3차전에서 흥국생명이 패한 이유 중 하나는 도로공사 신예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이예은의 서브에 알고도 당했기 때문이다. 흥국생명은 세트스코어 1-0으로 앞선 2세트 20-20에서 원포인트 서버로 투입된 이예은에게 서브득점을 허용한 뒤 순식간에 3점을 더 헌납했다. 3세트에도 21-22에서 이예은의 서브에 다시 당하면서 단숨에 분위기를 빼앗겼다.
도로공사는 이예은의 서브를 앞세워 흥국생명 코트를 거세게 흔들었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큰 경기에 강한 ‘똘끼’ 있는 선수를 좋아하는데, 그런 선수를 오랜만에 본 듯하다”며 기뻐했다. 반면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이예은이 어떤 서브를 넣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에 더 부끄럽다”고 자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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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리어 상대에게 분석 당한 인상이 강했다. 4차전에선 외국인선수 옐레나가 돌파구를 찾는 게 중요할 듯하다. 3차전에선 김연경, 김미연이 고군분투했지만, 둘로는 역부족이었다. 옐레나는 도로공사와 정규리그 6차례 맞대결에선 305점(공격성공률 41.31%)을 퍼부으며 강한 면모를 보였으나, 3차전에선 공격력이 급감했다. 상대 블로커들에게 가로막히고, 이날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8개의 범실로 흔들리는 등 1·2차전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도로공사는 더 잃을 게 없다는 각오로 흥국생명을 거세게 몰아붙일 참이다. 3차전에서 계획한 대로 흥국생명을 공략한 김 감독은 4차전에서도 효과적 서브로 흥국생명의 리시브부터 흔들려고 한다. 박정아, 배유나 등 최근 감기 증세를 겪은 주축선수들의 컨디션도 살아나고 있다. 흥국생명이 아본단자 감독의 분석대로 상대 서브를 안전하게 받아낼지, 옐레나가 반등해 힘 싸움에서 다시 우위를 점할지가 4차전의 키포인트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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