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영화, 이제는 봐요” KIA 이의리의 복기 통한 제구력 해법 찾기

입력 2023-06-0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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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이의리. 스포츠동아DB

“결국은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하잖아요.”

KIA 타이거즈 좌완투수 이의리(21)는 올 시즌 특이한 기록을 쌓아가고 있다. 7일까지 그의 성적은 11경기(49.1이닝)에서 5승3패, 평균자책점(ERA) 2.55, 68탈삼진, 41볼넷이다. 언뜻 준수한 성적인 듯하지만, 볼넷을 남발한 탓에 이닝당 출루허용(WHIP)은 1.50에 달한다.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도 1회에 불과하다.

극단적 투구라 할 수 있는 불균형이다. 탈삼진 부문에선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볼넷을 많이 내준 데서 드러나듯 기복이 심한 피칭은 그의 최대 아킬레스건이 아닐 수 없다.

이의리는 시속 150㎞가 넘는 빠른 공을 던지는 만큼 국내에선 최고 수준의 구위를 지닌 좌완으로 평가 받는다. 그러나 2021년 데뷔 당시부터 3년차인 올해까지 제구력 난조는 아직까지 떼어내지 못한 꼬리표다. 올해도 자신과 싸움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이의리 스스로도 이 같은 문제점을 잘 파악하고 있었다. 그는 7일 “나도 인지하고 있다. 제구력과 관련된 얘기를 많이 들었고, 스스로 그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코치님들, 선배님들에게 많은 것을 묻기도 하고 또 조언도 받는다. 여러 얘기를 들어 공을 던지고 있는데, 중요한 것은 결국 나 자신임을 깨달았다. 공을 던지는 것은 결국 나 아닌가. 나 스스로 (제구력을) 잡아내야 하는 숙제다”고 덧붙였다.

꾸준히 숙제를 풀어오던 이의리가 올해부터 새롭게 찾은 해결책은 바로 ‘복기’다. 짧은 이닝을 던졌다고 해도 그 안에서 좋았던 점과 나빴던 점을 명확하게 찾아 자신만의 데이터를 쌓아가고 있다.

이의리는 “올해는 유독 한 이닝에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상황을 ‘어떻게 하면 줄여볼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다가 이제까지 던진 경기들 중에 안 좋았던 점을 찾아보기로 했다”고 털어놓았다. 계속해서 “지난해까지는 솔직히 5이닝만 던진 경기는 다시 찾아보지도 않았다. 나 스스로 ‘좋지 않았던 경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게 아니더라. 공포영화를 아예 안 보는 것과 무서워도 공포영화를 찾아보려고 하는 것은 ‘의지’에서 굉장히 큰 차이가 아닌가”라고 설명했다.

복기를 통해 찾은 남다른 목표도 전했다. 이의리는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한 말인데, 목표란 1년치를 잡는 게 아니라 한 경기를 하면서 그 속에서 찾아가는 것이라고 하더라. 이렇게 나도 지난 경기를 지켜보며 새 목표를 만들어가려고 한다. 좋은 것을 찾아서 쌓으면 그게 또 성적이 될 것이라고 본다”며 성숙해진 면모를 드러냈다.

광주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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