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 삼성화재 배구단 SNS

사진출처 | 삼성화재 배구단 SNS


최근 V리그 남자부 삼성화재는 대한항공의 날개 공격수 손현종(31)을 영입했다. 대한항공은 손현종을 보내는 대신 삼성화재의 2024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받았고, 삼성화재도 손현종 외에 대한항공의 2023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가졌다. 양 팀 모두 만족할 만한 거래였다.

2020~2021시즌부터 3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차지한 대한항공으로선 팀을 정비할 시점이다. 그동안 베테랑들이 성과를 냈지만, 영원할 순 없다. 미래를 위해 젊은 선수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줘야 한다. 베스트 멤버가 아니라면 물갈이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또 여유가 없는 샐러리캡(연봉 총액 상한) 때문에라도 정리가 필요하다.

최근 3시즌 동안 ‘7위→6위→7위’의 부진을 거듭한 삼성화재는 뛸 선수가 부족하다. 매번 ‘명가 재건’을 외쳤지만, 소용없었다. 2023~2024시즌을 앞두고 외국인선수와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잇달아 1순위를 뽑아 요스바니(쿠바/이탈리아)와 에디(몽골)를 영입했지만, 그래도 국내선수들 중 즉시전력감이 필요했다.

손현종에게도 기회다. 대한항공 선수층은 너무 두껍다.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에는 곽승석과 정지석이 건재하고,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에는 외국인선수 링컨과 임동혁이 버티고 있다. 정한용, 이준 등 신예들의 성장도 무섭다. 손현종은 지난 시즌 5경기(14세트) 출전이 전부였고, 군 입대를 앞둔 2020~2021시즌에도 16경기(30세트) 출전에 그쳤다.

문일고~인하대를 나와 2013~2014시즌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 3순위로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에 입단한 그는 꾸준히 30경기 이상 출전하며 존재감을 키웠다. 2018~2019시즌에는 319점, 공격성공률 50.6%를 기록하며 전성기를 보냈다. 이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대한항공으로 이적했지만 주전경쟁에 어려움을 겪었다.

선수는 뛰어야 산다. 뛰어난 재능을 가졌더라도 펼쳐 보이지 못하면 소용없다. 팀 우승만큼이나 선수에게는 출전이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트레이드가 손현종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손현종의 무기 중 하나는 큰 키(197㎝)다. 삼성화재의 기존 주전 김정호(187㎝), 신장호(194㎝)보다 유리하다. 사이드 블로킹 활용도도 높다.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은 “큰 키에 좌우 공격이 모두 가능하다. 경험도 풍부하다. 의욕도 있다”며 “우리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