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김수지. 사진 | 흥국생명 배구단 유튜브 캡처
중앙의 약점을 보강하기 위해 영입한 미들블로커가 김수지(36)다. 블로킹과 속공을 강화하기 위한 최적의 카드다. 지난 시즌 IBK기업은행 유니폼을 입었던 김수지는 블로킹과 이동공격에서 나란히 5위, 속공 9위에 올랐다.
자유계약선수(FA)로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은 김수지는 지난달 중순 팀 훈련에 합류했다. 하지만 2주 만에 무릎에 이상을 느꼈다. 검진 결과 오른 무릎 연골 일부가 찢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두 달 가량 재활 기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수지도 스포츠동아와 통화에서 “무릎은 원래 안 좋았다. 현재는 재활에만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8월 KOVO컵 출전은 힘들지만, 10월 개막하는 2023~2024시즌 개막 전까지는 복귀할 전망이다.
2005~2006시즌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로 현대건설에 입단했던 김수지는 흥국생명~기업은행을 거쳐 6년 만에 다시 흥국생명에 둥지를 틀었다. 훈련장 분위기는 달라졌을까. 그는 “다들 열심히 한다. 감독님이 전술 훈련을 하면서 디테일하게 지시하시니까, 어린 선수들은 단단히 집중하더라. 그렇지 않으면 놓치니까, 모두들 집중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흥국생명 아본단자 감독. 스포츠동아DB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은 김수지에 대한 기대가 크다. FA 협상 때도 적극적이었다. 김수지에게는 후배들에게 모범이 되어달라고 부탁했다. 김수지는 “입단 계약하고 인사하러 갔을 때 어린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됐으면 한다는 말씀을 하셨다”며 감독의 바람을 전했다.
이탈리아 출신으로 세계적인 클럽을 이끌었던 아본단자 감독은 올 2월 V리그에 데뷔했는데, 벤치에서 잠시도 앉아 있지 않고 선수들을 독려하는 모습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김수지는 “굉장히 열정적이고 재미있는 분이다. 조금 강하게 얘기하실 때도 있긴 하지만, 저에겐 굉장히 재미있고 흥미로운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수지는 김연경(흥국생명)과 초·중·고교를 함께 다녔다. 대표팀에서도 호흡을 맞췄다. 하지만 프로 무대에서 같이 뛰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둘이 힘을 합쳐 정상에 오르겠다는 각오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김수지는 “아무래도 마음을 터놓고 대화할 수 있는 친구다 보니까 그런 점에서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우승은 우리 뿐 아니라 모든 선수들의 목표다. 그 목표를 향해 달려가겠다”고 다짐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