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카드 한성정. 사진제공 | 우리카드 우리WON 배구단
우리카드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한성정(27)은 5월 트레이드를 통해 KB손해보험에서 합류했지만, 사실상 이적선수가 아니다. 당초 그는 2017~2018시즌 입단 이후 줄곧 우리카드에서 뛰다가 2021~2022시즌 도중 트레이드됐다. 불과 1년 5개월이다. 최근 우리카드의 훈련장인 인천 송림체육관에서 만난 그는 “지난 시즌을 마친 뒤 트레이드될 것 같다고 예상은 했는데, 내심 ‘트레이드된다면 우리카드로 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더니 정말 우리카드 유니폼을 다시 입게 됐다. 다시 오니 다들 ‘다른 팀에 갔다 온 것 같지 않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우리카드를 떠나있던 시간이 길진 않지만, 많은 것이 바뀌었다. 자신과 함께 미래의 프랜차이즈 스타로 각광받았던 나경복(국군체육부대)은 반대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KB손해보험으로 이적했고, 팀 전력도 그에 따라 크게 달라졌다. 아웃사이드 히터진에선 송명근, 김지한을 새로운 동료로 만나게 됐다. 한성정은 “내가 (우리카드에서) 뛸 당시에도 전력 구성에는 변화가 잦은 편이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늘 성적을 내왔다. 올 시즌에는 ‘전력이 약해졌다’는 말도 들리지만, 어떤 상황에서든 성적을 내야 한다는 마음만큼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우리카드 한성정. 사진제공 | 우리카드 우리WON 배구단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이 한성정을 다시 품은 이유는 명확하다. 한성정은 우리카드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PS) 진출부터 챔피언결정전 준우승, 정규리그 1위를 함께한 선수였다. 구단 최초 기록을 함께 써내려간 당시처럼 공격력은 물론 리시브 등 수비에서까지 두루 능한 면모를 보여주길 바란 것이다. 한성정은 “우리카드를 떠날 때 ‘이 곳에서 내 실력이 부족했구나’라고 느끼기도 했지만, 감독님께선 나를 다시 선택해주셨다. 또 어떻게 보면 난 기존 선수이지 않나. 무엇을 원하시는지 잘 알고 있으니 그에 따라 책임감도 더 커진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한)성정이를 다시 보니 한층 성장해 돌아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팀의 성과를 위해 경쟁에도 기꺼이 뛰어들겠다는 의지다. 한성정은 송명근, 김지한 등과 낼 시너지가 팀을 한층 강하게 만들 요소라고 믿는다. 그는 “그동안 (나)경복이 형을 제외하면 나머지 아웃사이드 히터 한 자리는 계속 바뀌어서 경쟁에는 익숙한 편이지만, 지금은 경쟁이라기보다 서로 챙겨주는 분위기가 더욱 강하다”며 “(김)지한이와 (송)명근이 형 모두 서로 가진 장점을 잘 이해하고 있고, 누가 어떤 역할을 맡든 경쟁심보다 도우려는 생각이 강하다는 것을 느낀다. 그 점 때문에라도 올 시즌에는 좋은 시너지가 더욱 생길 것 같다”고 기대했다.
인천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