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삼성 염기훈 감독대행. 사진제공 | 프로축구연맹
수원은 2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3’ 35라운드 홈경기에서 대전하나시티즌과 2-2로 비겼다. 수원은 승점 26(6승8무21패)으로 최하위를 면치 못했고, 대전하나는 승점 47(11승14무10패)로 8위를 유지했다.
수원은 절박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도 최하위였다. 올 시즌 경기력 부진으로 2차례나 사령탑을 교체했는데, ‘리빙 레전드’ 염기훈 감독대행에게 팀의 최하위 탈출과 K리그1 잔류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겼다.
올 시즌 수원의 문제는 단순히 성적 부진만은 아니었다. 리그 내 연봉 상위권 선수들을 데리고 최하위 경쟁을 펼치고 있는 현실은 물론 구단의 연이은 영입 실패, 그리고 염 대행을 사령탑에 앉히며 모든 책임을 회피하려는 구단의 행태 등이 시즌 내내 수원팬들의 질타를 불렀다.
최악의 분위기 속에 팬들의 분노는 정점에 달했다. 이날 수원월드컵경기장에는 구단 사무진의 실명까지 거론하는 성토 걸개가 여럿 내걸렸다. 팬들은 ‘야망이 없는 사무국, 코치, 선수는 당장 나가라. 수원은 언제나 삼류를 거부해왔다’는 메시지로 울부짖었다.
그럼에도 일말의 기대를 품었다. 수원과 최하위를 다투는 강원FC가 앞선 경기에서 승리를 챙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강원은 28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홈경기에서 1-1로 비겨 승점 27(4승15무16패)로 수원과 격차를 더 벌리지 못했다. 수원으로선 이날 대전하나를 꺾어 승점 3을 챙기면, 강원을 제치고 꼴찌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수원이 경기를 주도했다.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나선 수원은 전반 20분 김주찬의 선제골과 9분 뒤 아코스티의 추가골로 안정적인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후반 35분 티아고에게 추격골, 종료 직전 마사에게 동점골을 내주고 말았다. 승리를 확신했던 수원팬들은 침묵했다. 최악의 분위기 속에 이기는 법마저 잊은 듯한 수원의 눈앞에 다이렉트 강등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고 있다.
수원 |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