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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은 28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2라운드 홈경기에서 삼성화재를 세트스코어 3-1로 꺾었다. 5연승에 성공한 한국전력은 6승6패, 승점 18로 확실히 정상궤도로 진입한 모습을 보였다.
멀게만 느껴졌던 선두권과 격차도 크게 좁혀졌다. 2위 우리카드(8승3패·승점 22)까지 가시권에 들어왔다. 구단 매각설로 뒤숭숭한 가운데 1승5패에 그친 1라운드와 비교하면 엄청난 반등이다.
기분 좋은 연승이 이어지는 동안 ‘유쾌한 징크스’도 생겼다. 우선 권영민 감독은 ‘단벌신사’가 됐다. 연승의 출발점이었던 14일 OK금융그룹과 홈경기(3-0 승)에서 입은 베이지색 세미정장을 매 경기 입고 있다. 잘 다림질한 하얀 셔츠와 속옷, 신발까지 항상 같은 것을 착용했고, 28일 삼성화재전도 마찬가지였다.
이 사실이 우연히 알려지면서 부담이 커졌으나 권 감독은 행복하다. 그는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는 이야기도 있는데, 솔직히 이렇게 해서라도 이기고 싶다. 지는 것보다 이기는 것이 훨씬 낫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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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단은 합숙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5일 삼성화재와 원정경기에서 0-3으로 완패한 뒤 권 감독의 조심스러운 합숙 제안을 선수들이 흔쾌히 받아들였다. 이미 숙소생활을 해온 미혼선수들은 물론 기혼자와 베테랑들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동참했다.
경기도 의왕의 클럽하우스에서 함께 머물며 조용히 힘을 키운 한국전력은 합숙 시작 후 2번째 경기였던 14일 OK금융그룹전부터 연승 모드로 전환했다. 지난 시즌에도 합숙으로 9연패를 끊은 기억이 있다.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 대화도 많아졌고, 훈련시간이 늘어나 조직력과 컨디션이 확연히 좋아졌다”는 것이 권 감독의 설명이다.
기한은 정하지 않았어도 시즌 내내 합숙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도 당장은 합숙을 중단할 생각이 없다. 최고참 미들블로커(센터) 신영석은 “연패가 연승으로 바뀌었다고 합숙을 멈추는 것은 아닌 것 같다. 경기력이 만족스러워질 때까지는 더 합숙하고 싶다”고 밝혔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