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만의 유럽 정상 탈환…‘7전승’ 스페인, 마침내 강호로 컴백한 ‘무적함대’

입력 2024-07-15 15: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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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2024를 제패한 스페인. 사진출처 | 유럽축구연맹

‘무적함대’ 스페인이 유럽 정상에 다시 섰다.

루이스 데라 푸엔테 감독이 이끄는 스페인은 15일(한국시간) 독일 베를린 올림피아슈타디온에서 열린 잉글랜드와 2024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2024) 결승전에서 2-1로 이겨 우승 트로피에 입맞춤했다. 12년 만의 정상 탈환이다. 1964년 처음 챔피언에 오른 스페인은 2008년과 2012년 대회를 잇달아 제패한 데 이어 올해 우승으로 이번 대회 개최국 독일(3회)을 제치고 최다 우승국에 등극했다.

역시 쉽지 않은 결승전이었다.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후반 1분 ‘신성’ 라민 야말의 어시스트를 받은 니코 윌리엄스가 왼발 슛으로 선제골을 넣었으나, 후반 28분 잉글랜드 콜 팔머가 환상적인 중거리포로 동점을 만들었다. 그래도 스페인은 줄기차게 골을 노렸다. 후반 41분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은 미켈 오야르사발이 마크 쿠쿠렐라의 낮은 크로스를 잉글랜드 골문으로 밀어넣었다.

스페인은 개인상도 싹쓸이했다. 중원 사령탑 로드리가 최우수선수(MVP), 야말이 베스트 영플레이어로 선정됐다. 특히 결승전 전날인 13일(현지시간) 17번째 생일을 맞은 야말은 대회 도움왕(4도움·1골)까지 차지하며 자신의 시대가 올 것임을 예고했다.

야말은 2016년 헤나투 산체스(포르투갈·18세 327일)를 넘어 유로대회 결승전 최연소 출전 기록도 새로 썼는데, 월드컵을 포함해도 역대 최연소 국제대회 결승전 출전 기록이다. 이전까지는 1958년 스웨덴월드컵 당시 ‘축구황제’ 펠레(브라질)의 17세 249일이 최연소 기록이었다. 야말은 “마치 꿈을 꾸고 있는 듯하다. 가장 행복한 생일”이라며 활짝 웃었다.

유로2024 베스트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라민 야말. 사진출처 | 유럽축구연맹


이로써 스페인은 제2의 르네상스를 열었다. 지난해 유럽축구연맹(UEFA) 네이션스리그에 이어 1년 만에 유로대회까지 평정하며 완벽한 부활을 알렸다. 대회 내내 완벽에 가까웠다. 조별리그에선 크로아티아(3-0)~이탈리아(1-0)~알바니아(1-0)를 연파했고, 토너먼트에선 조지아(4-1)~독일(2-1)~프랑스(2-1)를 차례로 따돌린 뒤 ‘축구종가’마저 제압했다.

스페인의 첫 르네상스는 루이스 아라고네스 감독 체제로 유로2008을 제패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지휘권을 넘겨받은 빈센테 델 보스케 감독과 함께 2010남아공월드컵과 유로2012 우승을 차지했다. 스페인의 메이저대회 3연속 우승은 지금까지 유일한 역사다.

그러나 2014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데 이어 2018러시아월드컵과 2022카타르월드컵에선 모두 16강에서 멈췄다. 변화가 절실한 시점에서 루이스 엔리케 감독으로부터 배턴을 물려받은 데라 푸엔테 감독은 과감했다. 유로2024에 야말, 페란 토레스 등 2000년대생 선수를 6명이나 합류시키며 세대교체에 박차를 가했다.

그 선택이 통했다. 리드미컬한 ‘티키타카’ 패스 플레이의 전통을 이어가면서도 선수들에게 최대한 창의성을 부여하고 빠른 변수 대처로 큰 성과를 이뤘다. 데라 푸엔테 감독은 “솔직히 우리는 우승 후보가 아니었다. 단지 더 높은 레벨의 경쟁력을 갖추길 원했는데,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며 기뻐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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