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률 100%던 쿠에바스가 최다패? 7점 업고 2승 올린 시라카와? 행운과 불운 사이 [베이스볼 브레이크]

입력 2024-08-21 13:3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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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윌리엄 쿠에바스(왼쪽)와 두산 시라카와 케이쇼. 스포츠동아DB

KT 윌리엄 쿠에바스(왼쪽)와 두산 시라카와 케이쇼. 스포츠동아DB


승리로 투수를 평가하는 시대는 지났다. 게다가 선발승은 투수가 리드 상태로 5이닝 이상을 책임져도 팀이 이기지 못하면 무산되고 만다. 타선과 불펜의 도움이 필요하다. 이에 투수의 책임이 큰 볼넷, 탈삼진, 홈런을 바탕으로 고안된 FIP(수비무관평균자책점)처럼 개인의 능력을 들여다보려는 지표가 생겨나기도 했다. 그럼에도 “목표는 10승”이라고 되뇌는 투수가 지금도 많다. 여전히 승리가 주는 상징성과 동기부여, 그리고 팀 스포츠의 특성을 지나칠 수 없기 때문이다.

●승운이 뭐기에

윌리엄 쿠에바스(KT 위즈)는 올 시즌 25경기에서 5승(10패)밖에 챙기지 못했다. 최다패를 떠안을 위기다. 이른바 ‘무패 승률왕’에 오른 지난해와는 정반대다.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는 16회(공동 2위)로 많지만, 경기당 득점지원의 차이가 크다. 올 시즌 득점지원은 3.16점(최소 4위)으로 지난해(4.11점·최다 3위)보다 크게 줄었다. 최근 3경기로 범위를 좁히면 쿠에바스는 모두 QS를 작성했으나, 득점지원은 0.45점에 불과했다. 이강철 KT 감독도 “야수들이 쿠에바스의 등판을 의식하곤 있지만, 결과가 좋지 못해 답답해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반면 디트릭 엔스(LG 트윈스)는 승운이 따른 투수였다. 전반기 18경기에서 8승(3패)을 챙겼으나, 평균자책점(ERA)은 4.62로 당시 규정이닝을 채운 리그 전체 투수 19명 중 16위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급 활약을 펼친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키움 히어로즈·17경기 10승4패)보다 승률에선 더 앞섰다. 이에 염경엽 LG 감독은 “승운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요소”라며 “어떤 투수는 이 승운이 한 시즌 내내 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아웃라이어

적은 득점지원마저 이겨내는 투수도 있다. 올 시즌 리그 대표 토종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원태인(삼성 라이온즈)이 대표적이다. 원태인은 23경기에서 경기당 2.87점밖에 지원받지 못했다. 규정이닝을 채운 리그 전체 투수 중 가장 적은 수치다. 그럼에도 12승(6패)으로 다승왕 등극을 넘보고 있다. 원태인과 반대로 시라카와 케이쇼(두산 베어스)와 같은 사례도 있다. 시라카와는 풍족한 득점지원에도 오히려 야수들에게 보답하지 못하곤 했다. 두산 이적 후의 모습이 그렇다. 6경기에서 평균 7.00점을 지원받고도 2승(2패)에 그쳤다. 그래도 최근 등판인 16일 수원 KT전에선 8이닝 무실점 역투로 5점의 득점지원에 응답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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