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후라도. 스포츠동아 DB
올 시즌 키움 히어로즈 마운드를 지탱하는 이는 단연 아리엘 후라도(28)와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28)의 외국인 원투펀치다. 에이스 안우진의 입대, 마무리를 맡았던 임창민(삼성 라이온즈)의 이적, 장재영의 타자 전향 등으로 로테이션을 꾸리는 것조차 버거웠던 상황에서 키움이 생명력을 유지하는 데 절대적 역할을 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도 외국인 원투펀치를 향한 고마움을 숨기지 않는다.
성적도 흠잡을 데가 없다. 후라도는 27경기에 선발등판해 무려 21차례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작성하며 10승6패, 평균자책점(ERA) 3.23의 성적을 거두고 있다. 헤이수스도 27경기에서 QS 18회를 비롯해 11승11패, ERA 3.76을 기록 중이다. 그 어느 팀이라도 부러워할 만큼 강력한 외국인 원투펀치다.
키움 헤이수스. 스포츠동아 DB
그러나 이들에게 쏠린 무게가 너무도 막중했던 탓일까. 시즌 막판 다소 힘이 빠진 모습이다. 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선발투수로 평가받은 후라도는 3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4.2이닝 9안타 1홈런 2사구 5탈삼진 7실점(3자책점)을 기록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앞서 3경기에서 모두 QS를 달성하며 2.25(20이닝 5자책점)의 ERA를 마크하고도 승패를 기록하지 못한 여파도 무시할 수 없다. 3일 NC전 조기 강판으로 16연속경기 6이닝 이상 투구도 중단됐다.
헤이수스는 최근 4차례 선발등판에서 모두 패전투수가 됐다. 4일 창원 NC전에선 4이닝 만에 올 시즌 최다 8실점(7자책점)을 기록하고 교체됐다. 헤이수스 역시 앞선 2경기에서 모두 QS를 작성하고도(ERA 2.25·12이닝 3자책점)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가장 믿음직한 카드인 후라도와 헤이수스마저 흔들리자, 키움은 5강 경쟁에서 크게 멀어졌다.
최근 흐름이 좋지 않지만, 그 누구도 후라도와 헤이수스를 비난할 수 없다. 선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묵묵히 제 역할을 해내는 한편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건강한 팀’을 만드는 데도 일조했다. 가장 중요한 사실은 키움이 오랫동안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결정적 버팀목도 바로 이들이었다는 사실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