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김태형 감독.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의 답은 명확했다. 그의 결정엔 투수 본인이 스스로 압박을 이겨내면서 책임감을 무겁게 느끼라는 뜻이 담겨 있었다.
롯데 마무리투수 김원중(31)은 지난 7일 사직 SSG 랜더스전에서 시즌 6번째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팀이 1-0으로 앞선 9회초에 경기를 마무리하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으나 한점을 지키지 못해 결국 최종 2이닝 1실점 투구를 했다.
김원중은 9일까지 올해 49경기에 출전해 2승5패22세이브 평균자책점 3.44의 성적을 남겼다. 2023년(30세이브)에 이어 또다시 20세이브를 넘겼지만, 안정감은 예년에 비해 확실히 떨어지는 모습이다. 기복 있는 제구력이 여전히 약점으로 노출돼 있어 상대 타자들은 이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고 있다.
5강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는 김 감독으로선 ‘마무리 교체’란 긴급 카드를 고민해 볼 만도 하다. 하지만 그의 의지는 단호했다. 김 감독은 “마무리투수는 시즌 끝까지 김원중으로 간다. 지금 와서 누구를 대신 쓰겠나. 그대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롯데 김원중. 스포츠동아DB
김 감독은 김원중이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면, 마운드를 직접 방문해 포수와 함께 대화를 시도하기도 한다. 그는 “마운드 위에서 아쉬워하는 모습을 굳이 보이지 말라고 말했다. 마무리투수니까 모든 선수가 다 널 지켜보고 있다고 얘기를 해줬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이 이토록 김원중 살리기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팀과 김원중 개인 모두를 위해서다. 마무리투수 김원중이 살아야 결국 팀 승리를 챙길 수 있고, 김원중 역시 올 시즌을 좋은 성적으로 마쳐야 다가오는 프리에이전트(FA) 권리를 제대로 행사할 수 있다.
김 감독은 “결국 스스로 압박을 이겨내면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쉽지 않은 걸 안다. 하지만 그래서 그 자리(마무리투수)가 그만큼 어려운 거다”라며 김원중의 반등을 기대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