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하나 이순민은 올 시즌 초반 부상으로 많은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최근 복귀해 팀의 중원에 힘을 보태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대전하나시티즌 이순민(30)이 팀과 함께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지난해와 올해는 이순민의 축구인생에서 큰 변곡점이었다. 전 소속팀 광주FC에서 주축으로 활약하며 팀의 K리그1 3위 돌풍에 앞장섰던 그는 단숨에 정상급 미드필더로 떠올랐다. 여세를 몰아 지난해 8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독일) 체제의 국가대표팀에도 발탁되며 생애 처음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다. 올해 1~2월 2023카타르아시안컵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올 시즌 초반은 순탄하지 않았다. 대전하나로 이적해 큰 기대를 모았으나,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건너뛰었다. 한창 팀에 녹아들어야 할 시기인 4월 내내 전열을 이탈한 탓에 5월에 복귀해서도 동료들과 호흡은 100%가 아니었다.
그러나 어느새 팀의 대들보로 자리 잡았다. “지난해와 올해는 처음 겪는 일들이 몰려와서 정신이 없었다”고 돌아본 그는 “‘버티자’는 생각을 하며 나 자신을 억지로 끌고 왔더라. 비유를 하면, 음식을 많이 먹다가 탈이 난 셈이다. 스스로 돌아보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이제 그런 경험과 지혜가 생기니 정상궤도로 돌아왔다”고 털어놓았다.
이순민이 살아나자, 대전하나도 조금씩 상승세를 타고 있다. 순위는 11위(8승11무13패·승점 35)로 여전히 쉽지 않은 여정을 보내고 있지만, 7월 27일 대구FC전(1-1 무)부터 7경기 무패행진(4승3무)을 펼치며 강등권 탈출의 희망을 되살렸다.
이순민은 “팀 분위기는 처져있지 않다. 최근 결과도 챙기면서 선수들의 자신감도 많이 생기고 있다”며 순위 상승의 의지를 불태웠다. 이어 “황선홍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내게 팀의 중심을 잡아줄 것을 요구하신다. 그 덕분에 나도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힘주어 말했다.
올 시즌 팀의 당면 과제는 1부 잔류지만, 이순민은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대전하나는 충분히 저력이 있는 팀이다. 더 높은 순위로 올라가야 한다. 나아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도 뛰어보고 싶고, K리그 우승 경쟁도 해보고 싶다”며 “팀이 점점 성장하는 과정에서 내가 힘을 보탤 수 있다면 정말 큰 보람을 느낄 것 같다. 그 역사에 함께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힙합 가수로도 활동하는 이순민은 랩 가사에 자신의 철학을 녹여내며 스스로를 다잡는다. ‘최근 마음가짐을 표현해달라’는 질문에 “저만치 멀리 보이는 빛. 결과를 낼 때 가장 중요한 건 본질. 그러다 보면 다시 틀 거야. 밝은 동이”라는 가사로 답했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