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진성이 9일 수원에서 열린 KT와 준PO 4차전에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LG 불펜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카드인 그는 올가을에도 제 몫을 다하고 있다. 수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가을마다 컨디션이 좋았던 적은 없지만, 무조건 막는다는 생각뿐이다.”
LG 트윈스 베테랑 투수 김진성(39)은 올해 가을야구에서도 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KT 위즈와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3경기에 등판해 4이닝 1실점을 기록 중이다. 9일 수원에서 열린 4차전에서 강백호에게 솔로홈런으로 1점을 내줬을 뿐이다.
멀티이닝도 거뜬히 소화하고 있다. 5일 1차전에선 1.2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4차전에서도 아웃카운트 4개를 책임졌다. 이닝, 상황에 관계없이 코칭스태프의 부름을 받으면 언제든 마운드에 올라 주무기 포크볼을 앞세워 최상의 결과를 만들고 있다.
김진성은 “최근 3년간 가을야구 때마다 컨디션이 좋았던 적이 없다. 지난해에는 복부 근육에 문제가 생겼고, 올해는 감기가 떨어지지 않고 있다”면서도 “부름을 받으면 언제든 (마운드에) 올라갈 준비를 한다. 내 컨디션을 떠나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생각만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선수들에 비해 팔이 빨리 풀리는 편이라 연락을 받으면 불펜에서 빠르게 준비된다. 경기 상황은 크게 의식하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LG는 올해 페넌트레이스 내내 불펜 불안으로 고민이 컸다. 하지만 김진성만큼은 예외였다. 무려 71경기에 등판해 3승3패1세이브27홀드, 평균자책점(ERA) 3.97로 역투했다. 김진성은 “준PO부터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불펜에 합류한 게 나뿐 아니라 모든 선수에게 도움이 된다. 출루를 허용해 위기 상황을 맞아도 내 뒤에서 막아줄 선수가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힘이 된다”고 털어놓았다.
아끼는 후배 유영찬에게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마무리투수 유영찬은 준PO 시작 직전 부친상을 겪었다. 그 뒤 곧바로 팀에 합류해 마운드에 오르고 있다. 심신이 지친 탓인지 결과가 신통치 않다. 김진성은 “얼마나 힘들지 잘 안다. 위로보다 ‘결국 네가 이겨내야 한다’고 얘기했다. 그럴 만한 능력과 정신력을 가진 선수다. 심적으로 힘들겠지만, 잘 해낼 것으로 믿는다”고 2년간 동고동락한 후배를 격려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