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길 끄는 단기전 기지와 노련미…장성우-박동원-강민호, 가을 수놓는 베테랑 포수 전쟁

입력 2024-10-17 15:3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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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강민호, LG 박동원, KT 장성우(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삼성 강민호, LG 박동원, KT 장성우(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올해 포스트시즌(PS)에선 포수 대결이 몹시 치열하다.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베테랑 포수들이 총출동했다. 2~3일 펼쳐진 와일드카드(WC) 결정전에 출전한 양의지(37·두산 베어스)만 왼 쇄골 염증 탓에 대결 구도에서 빠졌을 뿐이다. 장성우(34·KT 위즈), 박동원(34·LG 트윈스)에 이어 플레이오프(PO·5전3선승제)부터는 강민호(39·삼성 라이온즈)가 이 대열에 합류했다.

●“단기전은 다릅니다”

물밑에서 펼쳐지는 포수 대결에서 올해 가장 눈길을 끄는 요소는 타자 분석이다. 이미 정규시즌 동안 적지 않은 데이터가 쌓였지만, 이게 PS에서까지 통용되진 않는다. 정규시즌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른 전략을 들고나오기 때문이다. 이에 구종과 코스에 따른 타자의 반응을 포수가 기민하게 살피는 게 중요하다.

WC 결정전 역대 최장 22연속이닝 무실점(2022년 1차전 6회~2024년 2차전) 신기록을 이끈 장성우는 “단기전은 다르다”며 “시즌 때는 두산 타자들이 빠른 승부를 펼쳐 고전했지만, WC 결정전에선 1, 2구 안에 반응하지 않기에 역으로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만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변수 대처 능력 또한 중요하다. 올해 PS 역시 많은 변수가 도사리기에 ‘선발야구’를 펼치기가 녹록하지 않았다. 아예 LG는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 손주영 등 기존 선발투수를 불펜으로 기용해 변수에 대처했는데, 여기에서 박동원이 능력을 발휘했다.

KT와 준PO 3, 5차전에 구원등판해 박동원과 배터리 호흡을 맞추며 1승1홀드, 7.1이닝 11탈삼진 무실점을 합작한 손주영은 “시즌 때와 다른 점을 나 또한 분석하고는 있었는데, 좋은 리드 덕분에 더욱 공격적으로 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박동원은 “(손)주영이가 PS는 처음이었지만, 좋은 공을 던져줘 내가 수월했다”고 공을 돌렸다.

●녹슬지 않는 강민호

PO부터는 KBO리그 역대 최다 2369경기 출장 기록 보유자인 강민호가 관록의 힘을 보여줬다. 13, 15일 열린 1, 2차전은 타자친화형 구장으로 꼽히는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타격전으로 벌어졌는데, 여기에서 보이지 않는 노련미가 발휘됐다. 삼성 안방은 강민호를 앞세워 도루저지, 블로킹 등 수비에서 남다른 능력을 뽐냈다. 이 때문에 LG는 1차전 오스틴 딘(1회)을 제외하곤 도루 시도에 어려움을 겪었다.

강민호는 또 1차전 선발투수 데니 레예스(6.2이닝 3실점 1자책점), 2차전 선발투수 원태인(6.2이닝 1실점)과 모두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까지 합작해내며 PS에서도 ‘선발야구’의 맛을 보여줬다.


잠실|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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