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곽빈. 스포츠동아 DB
두산 베어스 우완투수 곽빈(24)은 올해 정규시즌 30경기에서 15승9패, 평균자책점(ERA) 4.24, 154탈삼진의 성적을 거두며 다승 부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2022시즌 후반기의 대활약을 계기로 지난해 23경기 12승7패, ERA 2.90의 호성적을 냈고, 올 시즌에는 기존 선발투수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여러 차례 이탈한 와중에도 꿋꿋하게 로테이션을 지켜냈다.
그러나 KT 위즈와 와일드카드(WC) 결정전에서 부진했던 탓에 마냥 웃으며 올해를 마무리하지 못했다. 2일 WC 결정 1차전에서 1이닝만에 5안타 2볼넷 1탈삼진 4실점을 기록한 뒤 교체됐다. 지난해 NC와 WC 결정전에서도 3.2이닝 4안타 2홈런 3볼넷 4탈삼진 5실점으로 좋지 않았던 까닭에 아쉬움이 더 클 수밖에 없었다. 17일 잠실구장에서 훈련을 마친 그는 “팬들과 약속을 지키지 못해 죄송하다”는 말부터 했다.
정규시즌에 보여줬던 강력함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곽빈이 없었다면 두산의 가을야구 진출자체를 장담할 수 없었다. 가장 강력한 무기로 꼽았던 외국인투수들을 정상 가동하지 못한 것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고개를 숙일 이유가 없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기회가 오면 잘해서 이겨내겠다”고 다짐했다.
수확은 확실하다. 3년간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선발투수로서 평균치를 만든 것이다. 그를 괴롭혔던 부상도 없었다. 휴식 차 한 차례 엔트리에서 말소됐던 게 전부다. 그는 “다친 곳이 없었고, 정규시즌을 잘 마무리해서 다행”이라며 “이것 또한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한 단계씩 올라가는 느낌이 든다 무엇보다 부상이 없었고, 구속도 올라갔으니 몸관리는 잘했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열심히 준비한 만큼 하자고 생각했고, 욕심이 많은 스타일이라 매 경기 더 나은 모습으로 후회 없이 던지려고 한다”고 말했다.
곽빈은 올 시즌을 마친 뒤 머리를 식히면서도 꾸준히 유산소 운동을 했다. 프로 선수로서 긴장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의미로 읽혔다. 17일부터 컨디셔닝을 시작한 만큼 2025시즌을 위한 준비가 이미 시작된 셈이다. 곽빈은 “올해 많이 던진 만큼 비시즌에는 회복훈련에 중점을 두겠다. 그만큼 몸도 열심히 만들어야 한다”며 “지금은 운동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프리미어12를 많이 의식하고 있진 않다. 다치면 나도 손해다. 몸상태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책임감을 보였다.
잠실|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