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은 올 시즌 확실한 주전 리베로를 찾지 못해 고민이 크다. 정지석, 곽승석, 정성민, 강승일, 송민근, 박지훈(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모두 확실한 믿음을 주지 못해 여전히 리베로 자리가 무주공산이다. 사진제공|KOVO
대한항공은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에서 사상 첫 통합 5연패에 도전한다. 전반기를 마친 현재 11승7패, 승점 36으로 2위다. 남은 시즌 선두 현대캐피탈(16승2패·승점 46)과 격차를 좁혀야 한다.
공·수 모두 종전만 못해 올스타 휴식기 동안 보완이 필요하다. 공격력은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요스바니(쿠바)가 복귀하면 힘이 붙을 것으로 보이나, 문제는 무주공산인 리베로 자리다.
대한항공은 올 시즌 정지석(30), 곽승석(37), 정성민(37), 강승일(20), 송민근(25), 박지훈(27)에게 번갈아 리베로를 맡길 정도로 확실한 자원이 없었다. 이들이 리베로로서 기록한 리시브 효율은 총 36.57%로 현대캐피탈 박경민(47.58%), 우리카드 오재성(41.09%), KB손해보험 정민수(40.41%) 등 다른 팀 주전 리베로보다 크게 떨어진다.
그동안 대한항공에는 리베로가 약하다는 우려가 있었다. 이에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지난 시즌까지 정성민과 오은렬에게 각각 디그와 리시브를 맡기며 약점을 최소화했다. 오은렬이 비시즌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현대캐피탈로 떠났지만, 구단 내부적으로는 대안을 찾아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그러나 마땅한 대안을 찾지 못해 우려가 현실이 됐다. 비시즌 경남 통영에서 열린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KOVO컵)’부터 꼬였다. 당시 틸리카이넨 감독은 오른 다리 피로골절 부상을 앓던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석의 경기감각 회복을 위해 리베로로 기용했으나, ‘리베로 정지석’은 KOVO컵과 정규시즌에서 리시브 효율이 각각 36.07%와 16.98%에 그쳤다.
이후 정성민이 허리 부상으로 이탈하고, 강승일과 송민근이 미덥지 못하자 틸리카이넨 감독은 리베로 경험이 있는 아웃사이드 히터 곽승석에게 기회를 줬다. 그러나 그 역시 최적의 카드는 아니어서 최근에는 다시 강승일-박지훈 더블 리베로 카드를 꺼내 들었다.
어차피 정지석과 곽승석을 아웃사이드 히터로 기용할 계획이었다면, KOVO컵 때 새 리베로를 찾았어야 했다. 지금이라도 확실한 주전 리베로를 찾아야 통합 5연패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