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회장 선거 중단’ KFA, 내친김에 온라인 투표 시스템 구축까지?

입력 2025-01-09 13:5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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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스포츠동아DB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 스포츠동아DB


‘회장 선거 중지’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맞은 대한축구협회(KFA)가 최선의 해법을 찾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꾸준히 거론되는 온라인 투표 시스템 구축도 그중 하나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제55대 KFA 회장 선거를 하루 앞둔 7일 “선거 공정성이 현저하게 침해됐고, 선거 절차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될 만한 중대한 절차적 위법이 있다”며 지난달 30일 허정무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이 낸 ‘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이로써 허 전 감독과 4연임에 도전하는 정몽규 회장, 신문선 명지대 초빙교수의 3파전으로 8일 치러질 예정이던 회장 선거는 전격 연기됐다. 허 전 감독이 가처분 신청의 이유로 든 ▲불투명한 KFA 선거운영위원회 구성 ▲일정·절차가 제때 공고되지 않은 불공정한 선거 관리 ▲규정(194명)보다 21명 부족한 선거인단 구성 등이 대부분 인정됐다.

일단 법원의 지적 사항을 보완해 선거를 진행한다는 KFA의 계획은 출발부터 꼬였다. KFA 선거운영위원회는 개인정보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아 최초 선거인단에서 제외된 21명 중 18명을 추가한 뒤 “12일 선거를 하자”는 내용의 공문을 각 후보 캠프에 보냈으나, ‘범야권’에선 모든 절차를 다시 진행하자며 거부했다. 이에 KFA는 “전부 다시 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렇듯 서로 평행선을 긋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움직임도 감지된다. 온라인 투표 시스템 운영이다. 이는 허 전 감독이 가처분 신청에 앞서 요구한 사항이다. 선거 당일 동계훈련 등으로 직접 참여하기 어려운 이들을 위해 사전 및 온라인 투표를 주장했었다.

애초 KFA 선거운영위원회는 “온라인은 비밀 보장이 어렵고, 국내 타 종목단체 및 국제축구연맹(FIFA) 등 국제기구도 오프라인 투표를 한다”며 거부했다. 이에 허 전 감독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문의하니 선거일 5일 전에도 지원해줄 수 있었다”며 반발했다.

상황이 달라졌다. 시간에 쫓기는 KFA로선 최상의 선택지가 될 수도 있다. 게다가 선거인단으로 뽑힌 K리그와 아마추어 지도자 및 선수들은 8일 선거가 미뤄지면서 이미 큰 혼란을 겪었다. 일부는 투표권 행사를 위해 일시 귀국했다가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개정된 KFA 회장선거관리규정 제25조(선거방식) 4항에는 전자투표 및 개표가 가능하다고 적시돼 있다. 결국 의지가 있다면 진작에 시행할 수도 있었다. 기존 선거인단을 유지하든, 범야권 후보들의 요구대로 선거인단을 다시 추첨하든 온라인 투표 시스템 도입은 불가피해 보인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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