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주장 손흥민(앞)이 9일(한국시간)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리그컵 4강 1차전 홈경기 도중 리버풀 흐라벤베르흐를 따돌리고 드리블하고 있다. 사진출처|토트넘 SNS
‘캡틴’ 손흥민(32)이 선발로 나선 토트넘이 2024~2025시즌 잉글랜드 카라바오컵(리그컵) 결승 진출에 한 걸음 다가섰다.
토트넘은 9일(한국시간)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리버풀과 대회 4강 1차전 홈경기에서 후반 41분 터진 루카스 베리발의 결승골에 힘입어 1-0 승리를 거뒀다. 다음 달 7일 안필드에서 펼쳐질 원정 2차전을 잘 이겨내면 결승행 티켓을 거머쥔다.
2007~2008시즌 이 대회 정상에 오른 게 최근 마지막 우승인 토트넘으로선 매우 큰 수확이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오락가락하는 경기력 탓에 중위권으로 내려앉은 터라, 17년 만에 찾아온 리그컵 우승 기회가 값지다.
최근 토트넘과 2026년 6월까지 계약 연장 옵션을 활성화한 손흥민에게도 특별한 무대다. 2020~2021시즌 맨체스터시티에 덜미를 잡혀 준우승에 그친 그는 함부르크~레버쿠젠(이상 독일)~토트넘으로 이어진 프로 커리어에서 아직 한 개의 트로피도 거머쥐지 못했다. 화려한 축구인생의 유일한 아쉬움이다.
일단 결승 티켓에 다가섰으나 방심할 수 없다. 리버풀은 지난 시즌을 포함해 리그컵에서 무려 10차례 우승한 절대 강자다. 이번 시즌 EPL에서도 단독 선두다. 토트넘은 지난달 23일 EPL 17라운드 홈경기에서 리버풀에 3-6으로 대패하기도 했다.
이날 손흥민의 활약은 무난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8강전 코너킥 득점에 이어 대회 2경기 연속골을 노린 그는 도미닉 솔란케, 데얀 쿨루셉스키 등과 팀 공격을 이끌었다. 아쉽게 공격 포인트를 남기지 못한 채 후반 27분 티모 베르너와 교체됐다.
교체 직전 부상이 의심스러운 장면이 나왔으나, 다행히 스스로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 이번 시즌에만 2차례 부상(햄스트링, 허벅지)을 겪은 손흥민을 토트넘은 특별히 관리 중이다.
전반전 초반 호드리고 벤탄쿠르가 머리 부상으로 쓰러져 불안하게 출발한 토트넘은 후반 31분 솔란케의 골이 비디오판독(VAR) 끝에 오프사이드로 취소되는 불운까지 겪었다. 다행히 10분 뒤 솔란케가 연결한 볼을 베리발이 침착하게 결승골로 연결했다.
경기 후 손흥민은 소셜미디어(SNS)에 “동료들이 자랑스럽고, 팬 응원도 대단했다. 2차전이 남아있고 할 일이 있지만, 우리의 모든 힘과 생각은 벤탄쿠르와 함께한다”며 동료의 쾌유를 기원했다.
손흥민(왼쪽)과 양민혁(오른쪽)이 9일 (한국시간) 리버풀과 리그컵 4강 1차전 홈경기를 앞두고 그라운드를 걸으며 피치 감각을 익히고 있다. 사진출처|토트넘 SNS
국내 팬들에게는 또 다른 볼거리도 있었다. 2024시즌 K리그1에서 ‘10대 돌풍’을 일으키고 토트넘에 입단한 양민혁(19)이 처음 교체 명단에 포함돼 이날 벤치에 앉았다. 지난달 16일 출국해 새 팀에 적응해온 가운데, 이날 출전 기회까지는 주어지지 않았으나 데뷔전이 머지않았음을 알렸다.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이 달았던 18번을 물려받은 양민혁은 12일 잉글랜드 5부리그 탐워스와 FA컵 3라운드(64강전) 원정경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시즌 초반부터 부상자가 속출한 토트넘은 12일 경기에 손흥민을 비롯한 주전 대부분을 제외할 계획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