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한은행 홍유순(오른쪽). 스포츠동아DB
2024~2025시즌 신인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뽑힌 인천 신한은행 포워드 홍유순(20·179㎝)은 어느새 팀에 없어선 안 될 핵심 자원이 됐다. ‘하나은행 2024~2025 여자프로농구’ 18경기에서 거둔 평균 7.4점·5.9리바운드·1.3어시스트·0.9스틸의 성적도 출중하다.
여자프로농구에서도 신인이 입단하자마자 코트를 밟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기존에 갖춰진 틀을 깨트리기가 쉽지 않아서다. 주전들의 체력 부담을 조금만 덜어줘도 충분히 제 역할을 했다고 평가받는다. 입단 직후부터 팀의 핵심 자원이 된다는 것은 2017년 박지수(튀르키예 갈라타사라이), 2018년 박지현(뉴질랜드 토코마나와) 등 일찌감치 최대어로 꼽혔던 특급 기대주가 아니면 불가능에 가깝다.
홍유순은 신한은행에 지명될 당시 뛰어난 스피드와 기본기를 갖춘 선수로 평가받았다. 신한은행의 고질적 약점인 높이를 강화할 수 있다는 기대 또한 컸다. 그러나 지난여름 일본인 아시아쿼터 타니무라 리카(185㎝)와 최이샘(182㎝) 등 장신들을 영입한 까닭에 홍유순이 빠르게 중용되기는 쉽지 않아 보였다. 재일교포 선수로서 의사소통에도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
실제로는 달랐다. 신한은행은 시즌 초 선수들의 손발이 맞지 않아 어려움을 겪었다. 리카, 최이샘, 신지현, 신이슬 등을 영입해 전력을 크게 보강했지만, 좀처럼 성적이 나오지 않았다. 더욱이 리카와 최이샘이 잇따라 부상으로 이탈한 까닭에 어떻게든 대안을 찾아야 했다. 홍유순의 출전시간이 늘었다. 이 선택은 신의 한 수가 됐다.
홍유순은 올 시즌 경기당 24분34초를 뛰었다. 공격리바운드는 팀 내 가장 많은 3.2개를 따냈다. 스틸은 신이슬(1.2개), 신지현(1개)에 이어 3위다.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 데다, 가드에 버금가는 가로채기 능력을 바탕으로 공격 기회를 늘리는 데 앞장섰다. 신한은행이 최근 6경기에서 4승(2패)을 거둔 데도 홍유순의 기여도가 컸다. 리카와 함께 뛰면서 의사소통에 어려움이 사라진 것도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신한은행 코칭스태프는 홍유순의 활약에 흐뭇함을 감추지 못한다. 이시준 감독대행은 “홍유순은 우리 팀의 보물이다. 한국여자농구에도 큰 힘이 될 선수”라며 “굉장히 성실하고, 궂은일도 많이 한다. 지시사항을 하나하나 스펀지처럼 흡수하면서 동료들로부터도 인정받고 있다”고 칭찬했다. 구단 관계자 역시 “홍유순이 기대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어서 큰 힘이 된다. 스피드가 뛰어나 스몰포워드로도 가치가 있다”고 반색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