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신임 대한체육회장이 약속한 ‘한국체육의 변화’…“변화를 당하지 말고, 스스로 변화하자”

입력 2025-01-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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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신임 회장이 16일 서울 중구 플레이저 플레이스 센트럴 서울에서 열린 제42대 대한체육회장 당선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유승민 신임 회장이 16일 서울 중구 플레이저 플레이스 센트럴 서울에서 열린 제42대 대한체육회장 당선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체육대통령’ 유승민 신임 대한체육회장(43)의 표정은 밝았다. 겸손하면서도 분명한 어조로 한국체육의 변화를 이끌겠다고 약속했다. 2004아테네올림픽 탁구 남자단식 금메달리스트인 그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과 대한탁구협회장을 역임하며 경기인과 행정가로서 탄탄대로를 걸어왔다. 14일 치러진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서 이기흥 전 회장의 3연임에 제동을 건 그에게 거는 체육계의 기대는 크다.

유 회장은 16일 서울 중구 플레이저 플레이스 센트럴 서울에서 열린 제42대 대한체육회장 당선 기자회견에서 “열정과 진정성을 보여드리고자 대한체육회 가맹 68개 종목 단체를 모두 찾아 의견을 청취했다. 무거운 책임감을 안고 체육계의 일꾼으로서 부지런히 일하겠다”고 다짐했다.

유 회장은 체육계의 변화가 절실한 시기에 취임했다. 2024파리올림픽에서 호성적(종합 8위, 금 13·은 9·동메달 10개)을 거뒀지만, 한국체육계는 어수선한 분위기를 털어내지 못했다. 엘리트체육을 관장하던 대한체육회와 생활체육을 담당하던 국민생활체육회가 2016년 통합했지만, 구조적 부분이 정비되지 않아 혼선을 빚었다. 2020년에는 민선 체육회가 출범했지만, 지방체육회의 재정적·행정적 자립이 이뤄지지 않았고, 체육인의 처우 역시 개선되지 않았다. 이 전 회장이 정부와 갈등까지 빚자, 불안감은 증폭됐다.

변화를 기치로 내건 유 회장의 당선으로 체육계에는 개혁의 바람이 불 전망이다. 유 회장은 현안을 하나씩 해결할수록 체육계가 다시 건강해질 것으로 믿는다. 그는 “각자 위치에서 한국체육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분들에게 감사하다. 기대에 부응하는 체육회장이 되겠다”며 “변화를 당하지 말고 스스로 변화하는 체육계가 되자”고 밝혔다. 다음은 유 회장과 일문일답.

-체육회와 정부의 갈등을 어떻게 해결할 계획인가.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님, 장미란 제2차관님께서 향후 체육회가 추진하는 사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약속하셨다. 한국체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많은 대화를 나누고, 공감대를 형성했다. 향후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를 찾아 조언도 듣고, 도움도 요청하겠다.”

-68개 종목 단체를 모두 찾았다.



“가라데와 바이애슬론 종목에서 좋은 반응을 보여주셨고, 국학기공이라는 종목도 알게 됐다. 어떠한 종목도 소외되지 않는 정책을 펼치겠다.”

-당선 후 기억나는 축하 인사는.

“고(故) 최숙현 선수의 아버님께서 주신 연락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앞으로 한국체육이 더욱 건강하고, 올바른 길만 걷길 바란다고 기대하셨다. IOC 선수위원 시절 인권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한 경험을 살려 체육계가 건강해지도록 노력하겠다.”

-우선적으로 착수할 업무는 어떤 것인가.

“정부와 관계 개선, 체육계 이미지 개선, 강도 높은 개혁이 필요하다. 체육이 갖고 있는 가치와 콘텐츠는 무궁무진하나, 최근 다른 이슈들에 묻혀 빛을 보지 못했다. 감사와 조사 등을 통해 건강한 체육회를 만들겠다.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의 완벽한 통합, 학교체육의 부활, 민선 지방체육회의 자립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 등도 구상 중이다. 체육회는 나 혼자 운영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겠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과도 통화를 주고받았다.

“당선일 저녁에 바흐 위원장님이 축하 전화와 메일을 주셨다. 이른 시일 내에 스위스 로잔에서 체육회와 IOC가 좀 더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회의를 하자고 하셨다. 이밖에 2025하얼빈동계아시안게임과 2026아이치·나고야아시안게임을 관장하고 있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관계자들과도 하얼빈동계아시안게임 기간 만나기로 했다.”

-재임 기간 논란을 빚은 일부 협회장이 당선되면 인준권을 어떻게 행사할 계획인지.

“아직 당선자 신분이기 때문에 깊은 이야기를 하기 힘들다. 다만 체육계 시스템이 허술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산하 단체장 출신이기 때문에 인준 과정을 더욱 꼼꼼히 살펴보겠다. 투명성과 공정성을 갖되, 여론에 휩쓸리지 않는 결정을 내리겠다.”

-서울과 전북이 올림픽 유치를 희망하고 있다.

“임기 동안 유치전에 함께해야 한다. IOC는 최근 올림픽 개최지를 위원들의 투표가 아닌 수차례 검증을 통해 결정한다. 표심을 기대하는 대신 과거 메가 이벤트들을 개최한 경험을 잘 살려 준비하겠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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