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우가 휴스턴 오픈 정상에 올라 PGA 투어 데뷔 첫 우승 감격을 누린 뒤 챔피언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휴스턴(미 텍사스주) | AP뉴시스

이민우가 휴스턴 오픈 정상에 올라 PGA 투어 데뷔 첫 우승 감격을 누린 뒤 챔피언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휴스턴(미 텍사스주) | AP뉴시스




PGA 투어 텍사스 칠드런스 휴스턴 오픈 최종 결과
4타 차 단독 선두 출발, ‘세계 1위’ 셰플러 등 공동 2위 1타 차 따돌려
매킬로이 공동 5위, 임성재 60위
교포 이민우(27‧호주)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데뷔 첫 승을 수확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통산 10승을 수확한 누나 이민지(29)에 이어 남매가 세계 최고 무대로 꼽히는 LPGA 투어와 PGA 투어에서 나란히 우승 기쁨을 누리는 감격을 맛봤다.

이민우는 3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메모리얼 파크 골프코스(파70)에서 열린 텍사스 칠드런스 휴스턴 오픈(총상금 950만 달러‧139억 원)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1개로 3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20언더파 260타를 기록해 각각 7타, 8타를 줄이며 맹추격전을 펼친 세계랭킹 1위 스코티 셰플러와 2019년 US오픈 챔피언 게리 우들런드(이상 미국‧19언더파)를 1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 상금 171만 달러(25억1000만 원)를 품에 안았다.

2024년 PGA 투어 정식 데뷔 이후 56번째 대회에서 거둔 데뷔 첫 승. DP 월드투어와 아시안투어에서 각각 3승, 1승을 기록한 이민우가 그동안 PGA 투어에서 거둔 최고 성적은 두 차례의 준우승이었다. 메이저 대회 최고 성적은 2023년 US오픈의 공동 5위.

4타 차 단독 선두로 출발한 이민우는 중반까지 순항했지만 첫 우승에 대한 부담감 탓인지 경기 막판 위기를 자초했다. 2위에 3타 앞서 있던 16번(파5) 홀에선 티샷이 물에 빠져 보기를 적어냈고, 앞 조에서 플레이하던 셰플러가 같은 홀에서 버디를 잡으면서 1타 차 추격을 허용했다. 셰플러가 남은 2개 홀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했지만 이민우는 18번(파4) 홀에서 티샷이 흔들린데 이어 세컨 샷마저 그린을 넘기면서 먼저 경기를 끝낸 셰플러와 우들런드에게 연장 기회를 주는 듯 했다. 하지만 그린 밖 16m 거리에서 웨지 대신 퍼터로 공을 굴려 홀컵 20㎝ 옆에 세워 멋진 파 세이브에 성공하면서 1타 차 짜릿한 우승을 완성했다.

이민우는 “셰플러는 뛰어난 선수라 그가 추격하는 상황에선 누구라도 긴장할 것”이라며 “처음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출발해 1위 자리를 지키려고 노력했다. 정신적으로 힘들었지만 우승을 해낸 과정은 너무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AT&T 페블비치 프로암과 ‘제5의 메이저’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등 올해 PGA 투어에서 유일하게 2승을 거둔 세계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합계 15언더파 공동 5위에 올랐고,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본선에 오른 임성재는 4언더파 60위로 대회를 마쳤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