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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숴버려!” ‘큰형’ 문성민 외침에 응답한 허수봉과 레오…현대캐피탈, 2년 전의 아픔은 없다

입력 2025-04-02 1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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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수봉(7번), 레오(가운데) 등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1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V리그 남자부 챔프 1차전 도중 득점하자,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천안|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허수봉(7번), 레오(가운데) 등 현대캐피탈 선수들이 1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V리그 남자부 챔프 1차전 도중 득점하자,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천안|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부숴버려!”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의 ‘큰형’ 문성민(39)은 결전을 앞두고 천안유관순체육관으로 향하는 후배들에게 짧고 굵은 메시지를 전했다. 그 바람이 이뤄졌다. 현대캐피탈은 5번째 챔피언 결정전(5전3선승제) 우승을 향한 첫걸음을 경쾌하게 내디뎠다.

현대캐피탈은 1일 안방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챔프 1차전에서 대한항공을 세트스코어 3-1로 격파했다. 역대 19차례 남자부 챔프전에선 1차전 승자가 14차례 정상에 섰다. 우승 확률 73.7%를 잡은 현대캐피탈은 컵대회, 정규리그를 포함해 올 시즌 ‘트레블(3관왕)’에도 도전하고 있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결정한 현대캐피탈의 프랜차이즈 스타 문성민도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달 20일 OK저축은행전에서 은퇴식을 치른 그의 등번호 15는 영구결번이 됐다. 살짝 무리하면 뛸 수도 있었지만, 챔프전 출전은 하지 않기로 했다. ‘명가 재건’을 선언하고 우승에 도전하는 팀에 불필요한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아서였다.

정규리그가 끝난 뒤에도 클럽하우스에 남은 문성민은 궂은일을 도맡았다. 막내 코치처럼 후배들에게 공을 때려주고 뿌려주며 팀 훈련을 도왔다. 필립 블랑 현대캐피탈 감독은 “팀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교감을 나누고 있다. 훌륭한 선배, 동료로 누구보다 열심히 팀을 응원하고 있다. 코트에는 없어도 우리의 로스터 멤버”라며 고마워했다.

문성민은 장외응원에도 열정을 쏟고 있다. 1일 그는 사비를 털어 커피차를 천안유관순체육관에 배치했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관심을 끌기 위해서였다. 경기 직전에는 후배들을 불러 모아 파이팅을 불어넣었다. 그는 “그동안 대한항공에 많이 지지 않았느냐. 이제는 꼭 되돌려주자”고 격려했고, 경기 내내 목청껏 소리 지르며 힘을 보탰다.

현대캐피탈의 공격 쌍포가 불을 뿜었다. 외국인 주포 레오가 25점(공격 성공률 55.26%), 토종 에이스 허수봉이 17점(56%)으로 공격을 주도했다. 정태준과 최민호도 8점씩 뽑았다. 매 세트 상대에 끌려갔지만, 포기하지 않고 고비를 넘겨 승자가 됐다.



어릴 적부터 문성민과 함께했고, 뒤를 이어 주장 완장을 찬 허수봉은 “(문)성민이 형의 말이 큰 힘이 됐다. 과거 대한항공에 숱하게 당한 기억과 감정이 한꺼번에 올라왔다. 이번 시즌이 형과 (선수로) 함께하는 마지막이다. 반드시 우승하겠다”고 다짐했다.

현대캐피탈은 2년 전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PO)를 거쳐 챔프전에 올랐으나, 당대 최강으로 군림해온 대한항공의 벽에 가로막혀 준우승에 그쳤다.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문성민을 위해서라도 버티고 싸워 이겨내겠다는 의지로 가득하다. 현대캐피탈은 3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대한항공과 2차전을 치른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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