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시즌 일본프로야구(NPB) 퍼시픽리그의 초반 판도는 2024시즌과 판이하다. 지난 시즌 리그 우승을 차지했던 소프트뱅크 호크스(91승49패)가 최하위(6위·2승6패)로 추락했고, 지난해 5위(63승77패)에 그쳤던 오릭스 버펄로스가 선두(7승1패)를 질주하고 있다.
현지에선 오릭스의 질주보다 소프트뱅크의 추락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고쿠보 히로키 감독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는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지난 10년간 한 시즌(2021년·4위)을 제외하면 매년 포스트시즌(PS)에 진출했다. 지난 시즌에도 팀 평균자책점(ERA·2.53)과 타율(0.259) 모두 1위에 오르며 완벽한 공·수 밸런스를 자랑했다. 비록 일본시리즈에서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에 밀렸지만, 올해도 우승후보라는 사실 하나만큼은 변함이 없었다.
그러나 시즌 초 소프트뱅크의 행보는 불안하기 그지없다. 타선에서 슈토 우쿄(타율 0.324)와 이마미야 겐타(0.370), 야나기타 유키(0.323)가 선전하고 있지만, 중심을 잡아야 하는 야마가와 호타카가 타율 0.152, 1홈런, 6타점으로 고전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중심타자 곤도 겐스케가 추간판 탈출증으로 수술대에 오르면서 라인업 구성이 더 어려워졌다.
마운드에도 균열이 발생했다. 리반 모이넬로(ERA 1.29)와 우와사와 나오유키(2.13)가 선전하고 있지만, 믿었던 아리하라 고헤이가 2패, ERA 11.32로 크게 부진했다. 팀 ERA(4.38)는 퍼시픽리그와 센트럴리그를 통틀어 꼴찌다.
반대로 오릭스는 팀 타율 1위(0.318)의 강타선을 앞세워 순항 중이다. 퍼시픽리그는 대표적인 투고타저 리그의 성향을 띠는데, 시즌 초반이라고 해도 3할대 팀 타율을 기록 중인 건 그야말로 경이적이라는 게 현지의 반응이다. 팀의 레전드 투수였던 기시다 마모루가 감독으로 취임한 첫해부터 순항하고 있다는 점도 돋보인다.
타격 부문 톱5에 니시카와 료마(0.469)와 톤구 유마(0.400)가 모두 올라있다. 특히 톤구는 홈런 공동 선두(3홈런), 타점 공동 3위(6타점)에 오르며 물오른 타격감을 뽐내고 있다. 지난 3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쳐냈지만, 타율이 0.250을 밑돌았던 중심타자 스기모토 류타로토 8경기에서 타율 0.345를 기록 중이고, 구레바야시 고타로 역시 4할대 타율(0.409)을 기록 중이다.
선발진 역시 에이스 미야기 히로야(1승·ERA 2.25)와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히로시마 도요 카프에서 이적한 구리 아렌(1승·1.93)가 선발등판한 2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펼쳤다. 여기에 다카시마 다이토, 소야 류헤이까지 가세해 강력한 선발진을 구축한 게 결정적이다. 안드레스 마차도와 베테랑 히라노 요시히사가 지키는 뒷문도 강력하다.
공교롭게도 소프트뱅크와 오릭스는 8일부터 10일까지 오릭스의 안방 교세라돔 오사카에서 3연전을 치른다. 소프트뱅크는 모이넬로, 오릭스는 무쿠노키 렌을 8일 선발투수로 내세운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