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트넘 손흥민(왼쪽)과 울버햄턴 황희찬의 팀 내 입지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이와 함께 시장가치도 크게 하락하고 있다. 반전이 필요한 시기라는 점은 부정하기 어렵다. 사진출처|토트넘, 울버햄턴 SNS
영향력이 줄어들고 입지가 좁아지면 가치는 하락하기 마련이다. 세상의 이치다. 스포츠라고 다를 바 없다. 잘하는 선수의 몸값은 상승하고, 성과가 저조한 선수는 떨어진다. 손흥민(33·토트넘)과 황희찬(29·울버햄턴)이 처한 상황이 이를 보여준다.
울버햄턴과 토트넘이 13일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만난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2라운드 경기는 여러모로 낯설었다. 예전이라면 한국선수들의 맞대결에 대한 기대감과 설렘이 가득했을 이 경기에서 한국선수는 주인공이 아니었다.
손흥민은 가벼운 발 부상으로 출전 명단에서 아예 제외됐고, 황희찬은 팀이 4-2로 앞선 후반 막판 교체 투입돼 7분 간 뛰며 몸만 풀었을 분이다. 역대 가장 맥빠진 ‘코리안 더비’로 봐도 과언이 아니다.
EPL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활약을 펼쳐온 둘이기에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지난 시즌까지 손흥민은 ‘당연한 선발 멤버’였고, 대부분 풀타임 소화했다. 그러나 올 1월을 기점으로 출전시간이 크게 줄었다. EPL 14경기 중 90분을 뛴 건 4차례다. 공격포인트도 적다. 1골·4도움이다. 영국 매체들은 달라진 손흥민의 퍼포먼스에 적잖이 실망한 눈치다.
황희찬은 더 심각하다. 이번 시즌만 발목, 햄스트링을 다친 그는 1월 이후 6경기에만 모습을 드러냈다. 그나마 선발 출전은 없고, EPL에서의 마지막 공격포인트는 지난해 12월 30일 토트넘 원정이었다. 그는 이번 시즌 모든 대회를 통틀어 23경기를 뛰며 2골·1도움에 머물고 있다. 방출설과 퇴출설이 끊이지 않는 것도 당연하다.
그 사이 선수들의 가치는 폭락했다. 전 세계 축구 이적시장 전문매체 ‘트란스퍼 마르크트’가 최근 업데이트한 손흥민의 몸값은 3000만 유로(약 486억 원)다. 정점을 찍은 2020년 12월 9000만 유로의 1/3 수준. 지난해 12월 3800만 유로에서도 크게 하락했다. 지난해 5월 기준 4500만 유로에서 무려 1500만 유로가 빠진 수치다.
황희찬의 낙폭도 만만치 않다. 지난해 5월 최고점(2500만 유로)을 찍었던 그의 현재 몸값은 1700만 유로(약 275억 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12월(2200만 유로)보다 500만 유로가 빠진 액수다. 1년 사이 둘을 합쳐 2300만 유로가 사라졌다. 시련의 시간을 보내는 EPL 한국인 콤비에게 반전은 있을까.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