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뷰] ‘연고 이전 악연’ 한풀이 성공한 부천…제주와 코리아컵 3라운드서 1-0 승리

부천 김동현(가운데)이 16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주와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홈경기에서 김진호(왼쪽)를 등지고 패스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제공｜부천FC

부천FC1995가 ‘연고 이전’ 악연으로 얽힌 제주 SK와 맞대결에서 한을 풀었다.

이영민 감독이 이끄는 부천은 16일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3라운드 홈경기에서 제주 SK를 1-0으로 꺾고 16강에 진출했다. 부천은 5월 14일 김천 상무와 8강 진출을 다툰다. 2020년 K리그2에서 3차례 펼쳐진 맞대결에서 모두 제주에게 패한 부천은 통산 첫 승리를 챙겼다.

두 팀은 연고지 문제로 감정의 골이 깊다. 부천은 2006년 2월 부천 SK가 연고지를 경기도 부천에서 제주로 옮기면서 창단됐다. 부천이 제주를 달갑게 여기지 않는 이유다. 현재 부천은 2007년 시민구단으로 창단된 구단으로 부천 SK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부천은 K리그2에서 경쟁하고 있지만 최근 경기력이 좋다. 4승1무2패(승점 13)로 K리그2 5위다. 이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제주전은 중요한 경기인 만큼 선수들이 부담감을 느낄 수 있지만, 이를 떨쳐냈으면 좋겠다”고 선전을 바랐다.

반면 제주는 100% 전력을 구축하지 않았다. 김학범 감독은 13일 전북 현대와 K리그1 8라운드 원정경기(1-1 무) 이후 부천 원정길에서 1군 선수들을 대거 제외했다. 전북전에서 골을 넣은 유인수, 풀타임 활약한 남태희 등이 휴식을 부여받았다. 대신, 리그에서 출전 기회가 적었던 에반드로, 데닐손(이상 브라질) 등 후보 선수들이 부천전 출전선수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경기 초반 부천은 몬타뇨(콜롬비아), 한지호, 박창준의 3톱을 앞세워 제주 수비진을 괴롭혔다. 치열한 신경전도 나왔다. 후반 14분 부천 공격수 한지호가 태클로 제주 골키퍼 안찬기를 넘어뜨리자 양 팀 선수들이 몸싸움을 벌이며 감정싸움을 펼치기도 했다.

팽팽한 접전의 승자는 부천이었다. 이 감독은 후반 32분 핵심 윙어 바사니와 K리그2 득점 2위(4골) 갈레고(이상 브라질)를 교체 투입해 승부수를 띄웠다. 결국 이 선택이 주효했다. 후반 40분 바사니의 슛을 안찬기가 제대로 쳐내지 못했고, 흘러나온 공을 이의형이 마무리해 골을 넣었다. 후반 추가시간 바사니가 페널티킥(PK)을 실축했으나, 부천은 소중한 1승을 손에 넣었다.


부천｜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