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 주장 손흥민이 여유로운 표정으로 UEL 결승전이 열릴 스페인 빌바오로 향하고 있다. 사진출처|토트넘 홋스퍼 페이스북

토트넘 주장 손흥민이 여유로운 표정으로 UEL 결승전이 열릴 스페인 빌바오로 향하고 있다. 사진출처|토트넘 홋스퍼 페이스북


마지막 퍼즐조각을 맞춰넣을 때가 됐다. 손흥민(33·토트넘)이 프로 커리어 첫 우승에 다시 도전한다. 한 걸음만 더 가면 모든 걸 얻는다.

토트넘(잉글랜드)은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 에스타디오 산 마메스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잉글랜드)와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을 갖는다. 우승하면 토트넘은 2007~2008시즌 잉글랜드 리그컵 이후 17년 만의 트로피를 얻는 한편, 다음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UCL) 출전권도 확보한다.

손흥민에게도 기나긴 ‘무관의 세월’에 마침표를 찍을 마지막 기회다. 함부르크~레버쿠젠(이상 독일)을 거쳐 2015년 여름 토트넘에 안착한 그는 우승과 연이 닿지 않았다. 기회는 숱하게 있었으나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다.

2위가 한계였다. 2016~2017시즌엔 첼시에 밀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준우승에 그쳤고, 2018~2019시즌엔 UCL 파이널에서 리버풀(잉글랜드)에 무릎을 꿇었다. 2020~2021시즌에도 리그컵 결승에서 맨체스터 시티에 졌다. 지금껏 손흥민의 우승은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결국 UEL 결승전은 손흥민과 토트넘이 ‘무관 징크스’에 저항하는 무대다. 마침 결전이 치러질 빌바오는 ‘저항의 땅’이기도 하다. 빌바오가 속한 스페인 북부 바스크 지역은 독자적인 언어를 쓰고 고유의 문화를 형성한 곳이다. 민족색이 워낙 강해 일부 극단주의자들은 무장 투쟁을 통한 스페인으로부터의 분리 독립을 주장해왔다.

토트넘과 맨유의 이번 시즌 UEL 결승전을 안내하는 이미지. 두 팀의 마지막 승부는 스페인 빌바오 에스타디오 산 마메스에서 열린다. 사진출처|토트넘 홋스퍼 페이스북

토트넘과 맨유의 이번 시즌 UEL 결승전을 안내하는 이미지. 두 팀의 마지막 승부는 스페인 빌바오 에스타디오 산 마메스에서 열린다. 사진출처|토트넘 홋스퍼 페이스북


토트넘과 맨유에게 UEL 우승은 이번 시즌의 모든 것과 다름없다. EPL에서 처참한 성적에 그친 탓이다. 37라운드까지 소화한 현재 토트넘은 승점 38로 17위, 맨유는 승점 39로 16위에 그쳤다. 최종전 결과에 따라 순위를 높일 순 있으나 14위가 한계다. 앞서 리그컵과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모두 조기 탈락했다.

희망과 악몽이 공존하는 결전 준비는 끝났다. 발 부상에서 회복된 손흥민은 EPL 2경기를 통해 예열을 마쳤다. 11일 크리스탈 팰리스전에 후반 교체 투입돼 경기력을 확인했고, 17일 애스턴 빌라전은 선발로 나서 리듬을 올렸다. “10년 간 찾아헤맨 퍼즐 조각을 맞추고 싶다”던 손흥민은 “UEL 결승에 초점을 맞췄다. 그 때까진 모든 준비가 끝나있을 것”이라고 했다.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토트넘 선수단은 20일 빌바오 현지에 입성했다. 동료들과 함께 한 손흥민은 여유로웠고 표정도 밝았다. 만약 토트넘이 우승한다면 손흥민은 1980년과 1988년 프랑크푸르트에서 2차례 UEFA컵(UEL 전신)을 들어올린 차범근 전 감독, 2008년 제니트(러시아) 소속의 김동진·이호 이후 이 대회를 제패한 4번째 한국인이 된다.

토트넘 주장 손흥민이 이번 시즌 UEL 경기에서 활약하는 모습. 발 부상으로 인한 공백을 딛고 일어선 그는 맨유와 마지막 승부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출처|토트넘 홋스퍼 페이스북

토트넘 주장 손흥민이 이번 시즌 UEL 경기에서 활약하는 모습. 발 부상으로 인한 공백을 딛고 일어선 그는 맨유와 마지막 승부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출처|토트넘 홋스퍼 페이스북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