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은 2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유럽에서 뛰든, K리그 소속이든 선수들의 최근 경기력을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했다”며 대표팀 선발 원칙을 밝혔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홍명보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은 2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유럽에서 뛰든, K리그 소속이든 선수들의 최근 경기력을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했다”며 대표팀 선발 원칙을 밝혔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홍명보 축구국가대표팀 감독(56)이 명확한 선발기준을 제시하며 ‘원팀’이 되기를 강조했다.

홍 감독은 26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유럽에서 뛰든, K리그 소속이든 선수들의 최근 경기력을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했다”며 대표팀 선발 원칙을 밝혔다. 한국은 다음달 6일(한국시간) 바스라에서 이라크, 1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쿠웨이트와 각각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9, 10차전을 치른다.

발 부상 여파로 토트넘(잉글랜드)에서 시즌 막판 출전 시간이 줄어든 손흥민이 최근 회복세를 보여 이번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이강인(파리 생제르맹·프랑스), 황인범(페예노르트·네덜란드) 등 주축들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아킬레스건염으로 시즌 후반기를 쉰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독일)는 제외됐다.

눈에 띄는 변화는 국내파 선수의 대거 발탁이다. 김진규, 박진섭, 전진우(이상 전북 현대), 김주성, 문선민, 최준(이상 FC서울), 이태석(포항 스틸러스) 등 K리그 소속 12명이 포함됐다. 지난 3월 소집 당시(9명)보다 증가한 수치다. 반면, 배준호(스토크시티), 양민혁(QPR), 엄지성(스완지시티) 등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에서 뛰는 젊은 유망주들은 빠졌다.

홍 감독은 선수들의 최근 경기력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았다. “최근 일부 유럽파 선수들은 시즌이 일찍 끝나거나 휴식기에 접어들며 경기력이 떨어져 있다고 판단했다”며 “배준호, 양민혁, 엄지성 등이 그렇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럽파들이 K리거보다 무조건 낫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 대신 K리그에서 최근 경기력이 좋은 선수들을 우선적으로 선발했다”고 말했다.

이와 동시에 홍 감독은 대표팀 구성의 핵심으로 팀워크와 사명감을 강조했다. “요즘 한국축구에는 재능 있는 선수들이 많고 유럽 진출도 활발하다. 이는 한국축구 전반에 긍정적인 현상”이라면서도 “하지만 축구는 팀 스포츠다. 아무리 재능이 뛰어난 선수들이 모여도 팀이 하나로 뭉치지 않으면 강팀이 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이어 “선수들과 대화를 나눠보면 대표팀에 간절한 선수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며 “대표팀에 큰 책임감과 사명감을 지닌 선수를 우선적으로 선발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은 현재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B조에서 승점 16(4승4무)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2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2위 요르단(승점 13), 3위 이라크(승점 12)의 추격을 받고 있는 한국은 이라크전에서 무승부만 거둬도 본선 진출이 확정된다.

그러나 대표팀의 시선은 월드컵 예선을 넘어 본선을 향한다. 팀워크와 사명감에 방점을 찍은 ‘홍명보호’가 남은 최종예선 9, 10차전에서 월드컵 본선행 확정은 물론, 홍 감독이 말한 진정한 강팀으로서 면모를 보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