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명보호’가 2026북중미월드컵 본선티켓을 거머쥐는 과정에서 번뜩이는 차세대 특급들이 등장했다. 오현규, 배준호, 전진우, 이태석(왼쪽부터)은 단순한 세대교체를 넘어 당장 주축으로 안착할 수 있을 정도로 인상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K리그와 동반 성장할 대표팀을 꾸리겠다.”(지난해 7월 취임 기자회견)
“미래지향적 운영을 한다. 꾸준히 젊은 선수들을 부르겠다.”(지난해 8월 첫 명단발표)
축구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56)이 부임 초 밝힌 약속이다. 지금까진 잘 지켜졌다. 한국은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을 무패(6승4무·승점 22)로 통과하며 통산 12번째,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했다.
5차례 소집, 10경기를 치른 동안 대표팀에는 번뜩이는 재능을 지닌 영건들이 여럿 합류하며기존 멤버들과 선의의 경쟁을 했고, 이 과정에서 주전으로 도약할 만한 ‘차세대 특급’을 찾아낼 수 있었다. 동시에 현장에서 직접 체크한 충분한 경쟁력을 가진 K리거들을 과감히 발탁해 가용 선수층을 넓혔다.
스트라이커 오현규(24·헹크)와 ‘다용도 2선 자원’ 배준호(22·스토크시티)가 바로 전자의 경우다. 물론 오현규는 대표팀 새내기가 아니다.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이 일찌감치 주목했고 2022카타르월드컵 예비 멤버로 데려갈 만큼 기량을 인정받았다.
다만 확실히 실력을 꽃피운 것은 홍 감독 부임 이후다. 최종예선이 시작된 지난해 9월 첫 소집은 건너뛰었으나 10일 쿠웨이트와 마지막 10차전까지 나머지 8경기를 전부 뛰며 4골을 뽑았다. 19차례 A매치의 모든 득점이 최종예선에서 터진 것으로 4골·1도움의 베테랑 이재성(33·마인츠)과 함께 ‘홍명보호’ 기준 득점 공동 1위다. 현재 페이스를 유지하면 북중미는 오롯이 자신의 무대로 만들 것이란 기대가 크다.
배준호도 놀랍게 성장했다. 김도훈 임시 감독 체제로 소화한 지난해 6월 아시아 2차 예선 2경기를 통해 A매치에 처음 등장한 그는 ‘홍명보호’ 에 꾸준히 뽑히며 최종예선 6경기를 뛰었는데 임팩트가 대단했다. 쿠웨이트전 도움 2개를 포함, 1골·4도움을 기록했다. 주장 손흥민(33·토트넘), 이재성과 최다 공격포인트다.
K리거들도 본선진출에 많은 기여를 했다. 홍 감독은 6월 최종예선 2경기를 앞두고 평소보다 많은 12명의 국내파 선수를 선발했는데 이 선택이 옳았다. 특히 처음 대표팀에 승선한 윙포워드 전진우(26·전북 현대)와 3번째 소집인 측면 수비수 이태석(23·포항 스틸러스)이 기대이상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코칭스태프를 흐뭇하게 했다.
K리그1 득점선두(11골)를 달리는 전진우는 월드컵 본선행을 확정한 6일(한국시간) 이라크 원정에서 오현규의 쐐기골을 어시스트했고, 쿠웨이트전에선 절묘한 세트피스 움직임으로 상대 자책골을 유도했다. 홍 감독은 “좋은 경기력엔 이유가 있다. 향후 참고할 사항”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왼쪽 풀백 이태석도 인상적이었다. 많은 활동량과 빠른 오버래핑으로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오른쪽 풀백 설영우(27·츠르베나 즈베즈다)를 제외하면 뚜렷한 카드가 없어 고민을 안긴 대표팀의 측면 수비는 이태석의 빠른 정착으로 조금은 안정을 찾게 됐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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