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이 답답한 8월을 보내고 있다. 2경기 연속 승수를 쌓는 데 실패했다. 전체적인 시즌 흐름이 나쁘지만은 않지만 뚜렷한 우위를 점하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불안한 수비에 거듭 발목을 잡혔다.

서울은 17일 김천 상무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26라운드 원정경기에서 2-6으로 대패했다. 전·후반전에 각각 3실점씩 내주며 승점 37(9승10무7패·5위)에 머문 사이 2위권을 형성한 김천(승점 43), 대전하나시티즌(승점 42), 포항 스틸러스(승점 41)과 격차가 더 벌어졌다.

6실점은 이번 시즌 서울의 최다 실점으로 2020년 6월 대구FC전(0-6 패) 이후 15년 만의 굴욕이다. 서울은 8일 대구와 25라운드 홈경기에서도 2실점해 2-2로 비겼다. 가장 큰 문제는 뒷문이다. 주전 센터백 김주성(산프레체 히로시마)의 이적 공백을 메우지 못한 여파다.

이전까지 김기동 서울 감독의 최대 고민은 답답한 화력이었다. 김주성과 요르단 국가대표 야잔이 주축이 된 수비진은 꽤 단단했다. 그런데 최근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 골이 터지자 수비가 와해됐다.

서울은 완벽한 ‘김주성 대체자’를 찾지 못했다. 이한도와 이상민이 부상 중인 가운데 2003년생 박성훈은 경험이 부족하다. 궁여지책으로 전북 현대 소속으로 지난해 웨스턴 시드니(호주)로 임대됐던 장신 수비수 정태욱을 단기 임대로 데려왔지만 새로운 동료들과 호흡이 잘 맞지 않고, 파트너 야잔까지 흔들리는 형국이다.

그런데 서울에는 ‘골키퍼 리스크’도 있다. 주전 수문장 강현무는 실수가 너무 잦다. 클린시트(무실점) 경기도 있으나 기복이 심한 편이다. 대구전에선 골문을 비우고 나왔다가 세징야에 중장거리포를 얻어맞았다. 공의 궤적을 보며 달리다 스텝이 꼬여 골대 앞에서 넘어지기까지 했다. 김천전에선 치명적 실책은 없었어도 상대 슛에 대한 반응이 늦다는 지적이 많았다.

김 감독은 “김주성이 빠진 뒤 새 조합을 만들어가고 있다. 축구는 혼자 할 수 없다. 서로의 호흡이 맞아야 한다. 강현무는 심리적으로 급한 모습인데 스스로 이겨내야 한다”고 선수들을 감쌌으나 단기간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라는 점에서 근심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