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4년 8000만$에 토론토행…토론토는 왜, 류현진은 왜?

입력 2019-12-23 15: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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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괴물’이 캐나다로 간다. 프리에이전트(FA) 류현진(32)이 토론토 블루제이스 유니폼을 입는다.

‘MLB닷컴’은 23일(한국시간) “류현진이 토론토와 4년 총액 8000만 달러(약 931억 원) 계약에 합의했다”고 전했다. 세부 조항에 트레이드 거부권이 포함됐고 옵트아웃(잔여연봉 포기 후 FA 권리 획득)은 없기 때문에 변수가 없는 한 4년간 토론토 유니폼을 입는다. LA 다저스와 7년 동행에 마침표를 찍은 류현진이 토론토에서 메이저리그(ML) 정복기의 새 장을 펼치게 됐다.

● ‘리빌딩 팀’ 토론토가 대어를 품은 이유

토론토는 2019년 67승95패로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 4위에 그쳤다. 최근 3년간 포스트시즌(PS)을 맛보지 못했고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판도를 바꿀 만큼의 보강도 없었다. 때문에 류현진에게 안겨준 고액 계약이 다소 의아할 수 있다. 8000만 달러는 2006년 버논 웰스(7년 1억2600만 달러), 2014년 러셀 마틴(5년 8200만 달러)에 이어 토론토 구단 역사상 역대 세 번째·투수 최고액이다.

실제로 토론토 라인업에는 젊은 선수들이 즐비하다. 야수 최고참이 27세 랜달 그리척이다. 류현진 영입은 ‘미래’를 ‘현재’로 바꿀 수 있다는 확신이 있기에 내린 결정이다. 토론토는 2019년 전반기(승률 0.374)보다 후반기(0.465) 성적이 눈에 띄게 좋았다.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신인만 6명에 달한다. 이들의 성장세가 이어지고 마운드에서 류현진이 중심을 잡는다면 PS 도전도 가능하다는 계산이 거액 계약의 배경이다.

● ‘괴물’이 캐나다행 비행기에 오른 이유

젊은 야수들에게 희망을 걸고 있는 토론토는 겨우내 체이스 앤더슨(전 밀워키·트레이드), 태너 로어크(FA), ‘일본프로야구 다승왕’ 야마구치 ¤(포스팅시스템)을 영입하며 투수진 보강에 힘썼다. 하지만 이들 모두 확실한 1선발 카드는 아니다. 마운드의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필요했다. 계약 규모에 ‘에이스’ 역할까지 더해지자 괴물의 마음이 움직였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다저스 내부에서는 류현진의 2019년 맹활약에도 클레이튼 커쇼, 워커 뷸러 등을 우선시했다. 토론토에서는 여기에 견줄 만한 투수가 전무한 실정이다. 여기에 총액 1억 만 달러라는 상징성을 따내진 못했음에도 계약 규모 자체도 ‘메가톤 급’이다. 명분과 실리 모두를 챙기게 됐다.

류현진은 2013년 다저스와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계약한 뒤 7년간 126경기에 등판해 54승33패, ERA 2.98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는 29경기에서 14승5패, ERA 2.32로 ML ERA 1위, 내셔널리그(NL)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올랐다. 올스타전에서 NL 선발투수로 뛰는 등 최고의 한 해를 보냈고 대형 계약으로 화려한 마침표를 찍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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