맷 위터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안방마님’의 존재는 마운드에 선 투수에게 절대적이다. 단순히 공 하나의 볼 배합을 떠나 투수를 편하게 하는 포수의 중요성은 대다수의 현장 지도자들이 강조하는 영역이다. 그런 의미에서 2020년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코리언 메이저리거’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과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전망은 어둡지 않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20일(한국시간) “세인트루이스가 프리에이전트(FA) 맷 위터스(34)와 1년 최대 300만 달러(약 35억 원)계약에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위터스는 2009년 빅 리그를 밟은 뒤 4차례 올스타에 뽑혔고, 2011년부터 2연속시즌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베테랑 안방마님이다.
2020년 세인트루이스의 안방은 지난해처럼 야디어 몰리나(38)와 위터스의 조합으로 꾸려질 전망이다. 올 시즌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몰리나는 여전히 ML 최고의 포수로 평가받는다. 위터스 역시 검증이 끝났다. 주전으로 풀타임을 소화하긴 어렵지만 백업포수로는 출중한 자원으로 평가받는다.
선발 진입을 노리는 김광현에게는 나쁘지 않은 소식이다. 물론 기본적인 상대 타자에 대한 분석은 경기 전 전력분석 미팅을 통해 진행된다. 하지만 이미 머릿속에 정보가 빼곡한 몰리나, 위터스라면 김광현에게는 천군만마다. 새로운 환경에 던져진 김광현에게는 이들이 가진 노하우와 데이터베이스가 큰 힘이 될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한국인 최초의 빅리거 박찬호는 2000년부터 2년간 채드 크루터와 전담 배터리를 이뤄 33승을 합작했다. 류현진 역시 다저스에 처음 합류한 2013년, 수비력을 인정받은 포수 A.J. 앨리스와 호흡을 맞춰 재미를 봤고 이후에도 야스마니 그랜달, 러셀 마틴 등 리그 정상급 안방마님들과 함께한 바 있다.
7년의 다저스 생활을 청산하고 토론토 유니폼을 입은 류현진과 새로 호흡을 맞출 포수들도 ‘속성 과외’에 한창이다. 토론토는 지난해 리스 맥과이어(25), 윌 스미스(이상 25) 등 젊은 포수들로 안방을 꾸렸다. 올해도 추가 전력은 없다. 두 젊은 안방마님의 잠재력은 풍부하지만 경험은 부족하다. 때문에 맥과이어는 마틴에게 ‘SOS’를 청했다. ‘MLB닷컴’의 토론토 담당 키건 매티슨에 따르면 맥과이어는 최근 마틴에게 연락을 취했다. 주제는 류현진이었다. 괴물과 호흡을 맞추는 노하우에 대해 물었고, 마틴이 적극적으로 응답했다는 후문이다. 마틴은 2015년부터 4년간 토론토에서 447경기에 출장한 베테랑 포수다. 팀 선배에게 적극적으로 자문을 구할 만큼 류현진과 호흡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코리언 원투펀치’의 배터리 파트너는 누가 될까. 이들의 2020년 성적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