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새 둥지에서 커터(컷패스트볼) 전수자로 나섰다. 자신만의 커터 그립을 아낌없이 ‘공유’하며 에이스의 진면목을 드러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17일(한국시간) 토론토의 스프링캠프 소식을 소개하는 코너에서 불펜피칭을 진행한 류현진의 하루를 압축적으로 전달했다. MLB닷컴의 토론토 페이지에 따르면, 이날 류현진은 토론토 스프링캠프지인 플로리다주 더니든의 TD볼파크 훈련장 불펜에서 40개를 던졌다. 14일 첫 불펜피칭에선 33개를 던진 바 있다.
불펜피칭 후 류현진은 젊은 투수들에게 둘러싸였다. 라이언 보루키(26), 트렌트 손턴(27) 등의 영건들과 재잘재잘 떠들며 자신이 커터를 쥐는 방법을 알려줬다. 일종의 ‘영업기밀’인데도 공유를 꺼리지 않았다.
커터는 직구처럼 날아오다 살짝 휘는(떨어지는) 구종이다. 우타자의 바깥쪽으로 흘러 떨어지는 체인지업과 달리 몸쪽으로 파고드는 변형 직구다. 어깨 수술 이전까지는 체인지업 의존도가 컸지만, 2017시즌 복귀 후부터는 커터를 새로운 무기로 장착해 LA 다저스 소속이던 지난해 당당히 내셔널리그 평균자책점 1위(2.32)까지 거머쥐었다.
지난해 12월 4년 8000만 달러(약 946억 원)의 대형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통해 류현진의 토론토 입단이 확정되자 새로운 에이스의 강력한 무기인 커터에 대해 관심이 일었다. 보루키도 그 중 한 명으로 최근 현지 매체에 “류현진을 만나면 가장 먼저 달려가 커터를 어떻게 던지는지 물어볼 것”이라며 만남을 기대해왔다. 2018년 빅리그에 데뷔한 보루키는 류현진처럼 좌완이다(손턴은 우완).
거물이지만 ‘친절한’ 류현진은 커터 그립을 적극적으로 공유했다. 일거수일투족이 주목받는 에이스의 처지를 피곤해하지 않고 스스럼없이 새로운 후배들과 어울렸다. 류현진은 MLB닷컴을 통해 “나는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교환하는 것에 적극 찬성한다”며 “다른 팀이라면 다르겠지만, 우리는 한 팀이고 성공하든 실패하든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내가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하겠다. 함께 나눌 수 있어서 더 즐겁다”고 덧붙였다. 새로운 에이스 류현진과 함께 한층 더 단단해질 토론토 마운드가 기대된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