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지난해 승률 0.414에 불과한 팀이 가을야구 도전에 나선다?
현지에서는 토론토를 포스트시즌 다크호스로 꼽았다. 당장 아메리칸리그(AL) 동부지구 우승은 힘들겠지만, 와일드카드 도전장을 낼 정도로는 충분하다는 평가다. ‘괴물’ 류현진(33)의 가세는 이러한 전망에 힘을 싣는다.
MLB닷컴은 24일(한국시간) ‘생각보다 더 괜찮은 다섯 팀’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올렸다. 첫손으로 토론토를 꼽았다. 매체는 토론토와 함께 샌디에이고, 텍사스, 시카고 컵스, 보스턴 을 기대 이상의 팀으로 언급했다. 토론토를 언급한 이유는 ‘괴물’의 가세였다. 매체는 “토론토는 AL 동부지구에서 위로 올라갈 기회를 잡았다. 베테랑 투수들이 대거 합류하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몇 달 만에 시선이 눈에 띄게 달라졌다. 토론토는 지난해 162경기에서 67승95패(승률 0.414)로 AL 동부지구 4위에 머물렀다. 지구 1위 뉴욕 양키스와 36경기,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했던 탬파베이와도 29게임차였다. 가을야구 가시권과 격차가 현격했음에도 토론토를 주목한 건 비시즌 탄탄한 전력보강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토론토는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ERA) 1위 류현진에게 4년 8000만 달러(약 929억 원)를 안기며 모셔왔다. 구단 역대 투수 최고액이자 야수를 포함해도 전체 3위에 달하는 ‘초대형 계약’이다. 류현진 한 명의 가세만으로도 지난해 선발 ERA 22위(5.25)에 처졌던 마운드의 높이가 달라졌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체이스 앤더슨, 태너 로어크, 야마구치 순 등 알짜배기 선발 자원을 대거 영입했다. 기존 유망주들의 성장세까지 더해진다면 선발 싸움에서 크게 밀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매체는 “AL 와일드카드 레이스는 굉장히 복잡해졌다. 토론토 역시 충분히 가세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물론 당장 우승에 도전할 전력은 아니다. MLB닷컴은 이날 전체 30개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 가능성을 분석했는데 토론토는 22위에 불과했다.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등 스타의 아들이 많지만 아직 아버지만큼은 아니다”는 분석이다. 토론토 구단 역시 류현진의 가세로 당장의 대권을 노리는 건 아니다. ‘약체 이미지’를 딛고 다크호스로 분류된다는 것만으로도 소기의 성과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