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배구단. 사진제공|KOVO
한국전력 배구단 연고지 이전을 요구하는 광주광역시의 구체적인 이전 조건이 나왔다. 비시즌 때는 기존의 경기도 의왕의 훈련장과 숙소를 사용하고 시즌 때는 광주에서 훈련장과 숙소를 사용하라는 것이다. 훈련장과 숙소를 광주광역시가 어떻게 지원하고 어떤 방식이 될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수원은 기존의 조건들에 더해 현재 배구단의 숙원인 새 훈련장과 숙소 건설에 협력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했다. 한국전력이 보유한 변전소 유휴부지에 훈련장과 숙소를 건설할 때 행정도움을 주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광역시 임대환 투자유치 협력관을 비롯한 배구단 연고이전 유치단은 22일 오전 한국전력 배구단과 오후 한국배구연맹(KOVO) 사무실을 방문해 광주광역시의 유치의사와 지역민들의 배구열정, 본사가 있는 광주광역시로의 배구단 이전의 당위성 등을 설명했다. 오후 면담 자리에는 김윤휘 KOVO 사무총장과 김장희 제2차장 등이 KOVO를 대표해서 참석했다. 정순애 광주광역시의회 교육문화위원회 부위원장, 김경호 광주광역시 체육진흥과장도 참석했다.
2008~2010시즌 한국전력 배구단 단장을 했던 임대환 투자유치 협력관은 유치조건을 묻는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시작단계여서 구체적인 조건을 답변 드릴 성질이 아니다. 조건 제시는 다음의 문제다. 우리로서는 많은 준비를 하고 있지만 여기서 공개할 수는 없다”고 했다.
스포츠동아의 취재 결과 광주광역시는 홈구장으로 광주여대 체육관을 고쳐서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광주유니버시아드 대회 때 체조경기장으로 사용됐던 다목적 체육관은 8000석 규모다. 제안서에는 광주광역시로의 이전 당위성을 설명하고 팀이 옮길 경우 시에서 TF팀을 꾸려서 돕겠다는 약속을 했다. 이 제안서가 얼마나 실현가능한지 여부는 한국전력 배구단이 판단할 것이다.
현재 KOVO의 규정상 연고지는 리그 시작 최소 3개월 전에 확정되어야 한다. 결정의 주체는 한국전력이다. 연고지 이전결정은 이사회의 승인사항이다. 이에 따르면 6월 말~7월 초까지는 한국전력 연고지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해소되어야 한다. 유치단은 만약 한국전력이 수원으로 연고지를 결정했을 경우 어떻게 하겠냐는 질문에 “우리는 끝까지 유치를 하겠다”고 했다. 이와 함께 “현재 환경에서 배구단에 투자하려는 기업이 없어 신생팀 창단보다는 기존 팀을 데려오는 것이 더 낫다”고 했다. 앞으로도 한국전력에게 배구단을 옮기라고 계속 압력을 넣고 요구를 하겠다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